▲ '화유기' 포스터. 제공|tvN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고(故)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 씨가 '화유기' 사태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4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드라마 '화유기' 제작 현장 추락 사고 대책 수립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한솔 씨를 비롯해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 MBC아트 김종찬 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한솔 씨는 지난 2016년 사망한 고 이한빛 PD의 동생이다. 고인은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이었으며, 2016년 10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유가족은 고인의 죽음이 폭력적인 사내 분위기와 열악한 노동환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한솔 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tvN 드라마 '화유기'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소름이 끼쳤다"며 "저희가 1년 남짓 전에 CJ E&M과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 관련자를 처벌하기보다는 방송사 측에서 책임을 지고, 한빛 피디 이후에 또 다른 피해자가 등장하지 않을 수 있도록 현장이 바뀌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CJ E&M은 사과를 하고 구조개선을 발표했을 때 적극적으로 참여, 구조개선안을 도출하는 신뢰까지를 보였다"며 "가족의 죽음을 걸고 가해자들과 직접 협상을 하고, 함께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는 이 (바뀐)구조가 나올 것이라 믿었고 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당사자들을 신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신뢰가 1년 만에 깨졌다. 사람들에게 좌절보다는 희망을 주고자 했던 저희의 움직임조차도 매우 부끄러운 결과물로 돌아오지 않을까 자책하는 마음까지 들게 됐다. 물론 CJ E&M이 구조개선안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변화를 보여줬고, 변화가 안 된 부분은 문화적인 부분이라 차츰 바뀌어갈거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한솔 씨는 특히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면 궁극적으로 많은 변화들이 있을 것이라 믿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방송사 혹은 CEO들이 결정하는 순간 바뀔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제작 기간을 여유롭게 잡는 것은 지금 당장도 할 수 있다.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현장의 분위기를 나아지게 만드는 것도 방송사와 CEO가 결정할 수 있다. CJ E&M은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약속했던 그 당시의 말들에 책임을 지고, 구체적으로 시행안들을 마련해서 이 현장의 분위기들이 바뀌고 현장의 문화와 시스템이 바뀔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CJ E&M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방송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한빛 법인은 센터를 개설하고 종사자들을 지원해서 노동자들의 실질적 권리가 보장되고 사람으로서 공증받을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23일 새벽 2시께 tvN 드라마 '화유기' 촬영장에서 천장에 샹들리에를 매달기 위해 작업하던 A씨가 바닥으로 떨어져 하반신 마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화유기' 제작진은 "사후 처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 촬영 현장에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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