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신과하께-죄와 벌'에 출연한 배우 김동욱.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을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있다. 주인공 강림(하정우)을 비롯한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 자홍(차태현)은 아니다. 또 지옥에서 진행되는 7개 재판을 책임지는 재판관도 아니다. 물론 이들도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완벽한 역할을 해 낸다. 대사 한마디도 없이 지나가기도 하지만, 작품에서, 혹은 2부에서 꼭 필요한 인물들이다.

이들이 아닌, 반드시 기억에 남는 인물은 바로 수홍이다. 수홍은 48번째 정의로운 망자 자홍의 동생이다. 제대를 2주 앞두고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육군 병장이다. 억울한 죽음으로 인해 원귀가 돼 이승을 어지럽히게 되고, 이로 인해 저승이 쑥대밭이 된다.

영화를 보기 전, 수홍에 대한 관심은 낮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절대 잊을 수 없다. 영화의 절정을 장식함과 동시에 2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이기도 하고, 수홍을 연기한 김동욱 덕분이다.

영화 개봉 후 만난 김동욱은 “작업을 하면서 비밀병기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또 영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지만 즐겁기만 했다. 그러면서도 흥행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랜만에 만난 그에게, 또 오랜만에 관객과 조우한 그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이하 김동욱과 나눈 일문일답

Q. 영화가 공개된 후 반응이 뜨겁다.

영화를 찍으면서 비밀병기라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 신은 그에 앞서 자홍의 드라마가 잘 쌓인 덕분이다. 내가 운 좋게 클라이맥스 장면에 함께 가서 각인이 된 것 같다. 차태현 형이기에 가능했다. 수홍은 작품 안에서 감정이 이입되고, 공감할 만큼 드라마가 쌓이지 않는다. 자홍이 쌓아 왔던 것에 가중시키는 역할을 했다.

Q. 시나리오를 보지도 않고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용화 감독님이기에 가능했다. 사실 내가 감독님의 연락을 받고 작품을 고민할 포지션도 아니다. 하하. 그냥 감사한 마음으로 해야 했다. 어떤 캐릭터라는 예상도 못했다. 시간이 지난 후 웹툰에서 내가 나올 캐릭터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모르겠더라. 대본을 받고 생각보다 큰 역할이라는 것을 알았다. 전혀 기대 없이 받았는데 놀랐다.

▲ 영화 '신과하께-죄와 벌'에 출연한 배우 김동욱.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Q. 덜컥 출연을 결정 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후회하지는 않았나.

선택을 후회하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고민과 부담이 가진 했다. 쟁쟁한 선배들이 출연한다. 그 사이에서 가장 아쉬운 캐릭터가 되면 안될 일이었다. 부담이 됐고, 어떻게든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왜 한다고 했을까 후회하기에는 내가 해야 할 것들이 크고 많아서 그런 것들을 고민했다.

Q. 그린매트 촬영이 국내에서 흔한 경험은 아니다.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는가.

1부에서는 대부분 원귀로 나온다. 분장을 하지 않고 원귀로서 분노하고 포효하고 집어 던지는 것 등을 와이어에 매달려 해야 한다. 굉장히 창피하더라. 막상 신에 들어가서 연기를 할 때는 잘 모른다. 촬영이 끝나고 내가 촬영했던 곳을 상상하면 정말 웃기더라. 하지만 괜찮았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니까 말이다.

Q. 조금은 창피하게 촬영을 하고, 완성본을 보니 어떤 느낌이었나.

좀 더 뻔뻔하게 할 걸 그랬다. CG(컴퓨터 그래픽)와 VFX(특수효과)로 빈 틈을 채워주셨다. 덱스터 스튜디오(김용화 감독이 설립한 특수효과 전문 회사)에 감사하다. 실사로 찍은 것과 그래픽이 섞여 있어서 어떤 부분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Q. 원귀로 등장해서 특수효과에 많이 기댔지만, 그래도 수홍의 캐릭터가 있지 않는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스스로 쿨 한 것이다. 수홍은 1부와 2부가 이어진다. 확실하게 끝나지 않는 이야기다. 스스로 처한 상황을 인정하고 쿨 한 인물이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Q. 2부에서도 그런 모습들이 연결되는가.

2부 스토리를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원 일병(도경수)과 박 중위(이준혁)를 두고 저승으로 올라가는 것도 그들을 용서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처한 상황을 인정하고 죽음을 받아 드려서라고 생각했다. 그런 인물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가 불쌍하게 생각하지는 말자는 생각을 했다.

Q. 흥행에 대해서 일부러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 느낌이다.

조심스럽다.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잘 되길 소망하면서 만든다. 모든 작품이 잘 될 수는 없다. 누구나 우리가 고생하고 노력한 것에 대한 보답을 좋은 결과로 얻었으면 한다. 하지만 감히 예측 할 수 없다. 스코어나 평가가 좋아서 하루하루 놀랍고 감사하다. 무대인사를 하고 인터뷰를 하는 일정들이 즐겁다.

▲ 영화 '신과하께-죄와 벌'에 출연한 배우 김동욱.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Q. 2018년은 어떤 해가 되길 바라는가.

바쁘게 살아 보려고 한다. 2018년을 마무리 할 즈음에, ‘올해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열심히, 다시 힘내서 달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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