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황정민이 '리차드3세'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제공|샘컴퍼니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우 황정민이 10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를 선언했다. 연기의 꿈을 키우고 있는 후배 연기자들을 위해서다.

20일 오후 서울 밀레니엄 힐튼 3층 아트리움홀에서 연극 ‘리차드3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를 비롯해 주연 배우인 황정민 정웅인 김여진 임기홍 이갑선 김도현 김병희 정은혜 박지연 등이 참석했다.

‘리차드3세’는 영국 장미전쟁 시대의 실존 인물을 바탕으로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초기 희곡이다. 신체불구자인 리차드3세가 정권욕과 지배욕에 휩싸여 권력을 찬탈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타이틀롤인 리차드3세는 볼품없이 못생긴 얼굴과 움츠려든 왼팔, 곱사 등을 가진 신체적 불구자다. 하지만 이 모든 콤플렉스를 뛰어넘는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유머감각,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쟁 구도의 친족들과 가신들을 모두 숙청하고 권력의 중심에 서는 희대의 악인이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는 황정민이다. 황정민은 리차드3세에 대해 “한 사람임에도 수많은 가면을 쓴 듯, 속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사악하지만 또 나약한, 이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 황정민은 “인간의 심리적인 부분을 공부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몸은 비뚤어졌지만 누구보다 정신이 무서운 사람이다. 이를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황정민이 2008년 연극 ‘웃음의 대학’ 이후 10년 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그가 연극 무대 복귀를 택한 이유는 ‘후배들’을 위해서다. 황정민은 “어렸을 때 연극을 처음 시작할 때, 선배들이 하는 고전극을 보며 자랐고 또 배웠다”며 “지금은 선배가 됐다. 좋은 작품을 해서 예술을 하려고 하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공부가 되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 황정민. 제공|샘컴퍼니

그중에서도 ‘리차드3세’라는 작품을 고른 이유는 늘 꿈꿔왔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황정민은 “이 작품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하게 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내년 2월부터 3월까지 공연되는 이 연극을 끝마치고 받고 싶은 평가도 ‘후배들’과 관련돼 있었다. 황정민은 “연극배우만이 할 수 있는 정확한 발음 등을 짚어내고 싶다. 후배들이 보고 ‘저런 식으로 대사와 딕션을 공부해야 하는구나’ 하는 것들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배우로서 본인의 욕심도 있었다. 그는 “영화를 그만두고 연극만 했으면 좋겠다고 관객들이 말할 정도로 ‘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우니까 무대 위에서 연기를 잘 해야 할 것 같고, 리차드3세 잘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고민 중이다. 잘해야만 다른 연극과 차별화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정민을 탄탄하게 뒷받침해줄 배우는 정웅인, 김여진 등이다. 이들 또한 설렘과 기대를 가득 안고 ‘잘 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들이 원캐스트로 만들어낼 ‘리차드3세’는 내년 2월 6일부터 3월 4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