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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S]② '마녀의 법정' 윤현민, 강압적 행동이 없었던 이유

유은영 기자 yoo@spotvnews.co.kr 2017년 12월 07일 10:12
▲ 윤현민은 '마녀의 법정'에서 강압적인 행동을 보여주지 않았다. 제공|제이에스픽쳐스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벽으로 확 밀치거나, 손목을 확 잡아끌거나. 대다수 작품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이 행동들은 사실 데이트 폭력의 일부다. 그런데 ‘마녀의 법정’ 남자 주인공 여진욱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이를 연기한 윤현민이 싫어했기 때문. 

윤현민(32)은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마녀의 법정’(극본 정도윤, 연출 백상훈)에서 검사 여진욱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만났다. 윤현민이 연기한 여진욱은 소아정신과 출신 검사로, 승진, 출세, 사내 정치 따위는 관심 없어 출포검(출세를 포기한 검사)으로 통하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피해자들을 보듬을 줄 아는 따뜻하고 진중한 내면을 가지고 있었다.

여진욱의 따뜻하고 배려 넘치는 성격이 더욱 도드라졌던 부분은 그 흔한 ‘손목 잡아끌기’ ‘벽으로 밀치기’ 등의 장면이 없었다는 것. 극 초반 화제가 됐던 것 중 하나는 자신을 무시하고 갈 길을 가는 마이듬(정려원 분)의 앞을 막아서는 것. 손목을 잡아 세우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스스로 멈출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윤현민의 생각이 반영된 장면이다.

윤현민은 “개인적으로 확 밀치거나 뽀뽀하는 것들이 아름다운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여진욱은 기존의 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확 잡지 않고 돌이켜 세우는 모습들을 시도해봤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기에 더 편했다”고 털어놨다. 

덕분에 선배인 김여진에게도 칭찬을 받았다. 윤현민은 “여진 선배는 대본을 보셨고, 또 지문에 없던 내용이라는 것도 아시잖나. 방송이 나가고 난 뒤 세트에서 만났는데 ‘그거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 기분이 좋더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외에도 인간 윤현민과 비슷한 부분이 여진욱에게서 엿보였다. 윤현민은 “지금까지 연기해왔던 인물 중에 실제 제 모습과 제일 근접한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다른 인물들은 목소리 톤을 다르게 내야 했다. 하지만 여진욱은 친구들을 만날 때 쓰는 목소리를 쓸 수 있었다. 느릿느릿하고 또 노곤노곤하게 말하는 실제 말투를 접목시켜도 될 만한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윤현민은 또 “제가 행동이 빠르거나 팔랑팔랑 거리는 스타일은 아니다”면서 “그런 부분들을 실제로 반영할 수 있어서 수월했다. 정말 해보고 싶은, 하고 싶던 동작들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편했다”고 덧붙였다.

▲ 윤현민. 제공|제이에스픽쳐스

인물을 만들고 표현하는 과정은 전적으로 배우의 몫이다. 하지만 극 중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행동이나 설정들은 작가 또는 PD 등 제작진의 몫이다. ‘마녀의 법정’과 같은 법정 드라마는 더욱이 그렇다. 하지만 여기서 윤현민의 생각이 반영된 작은 설정 하나가 있다. 마지막 회에 얼핏 보여진 ‘my듬’이 바로 그것.

윤현민은 “원래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었던 사람으로서 드라마 내에서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왜 없었겠냐”며 “하지만 이 작품의 방향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달콤한 부분을 만들어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회 때 유일하게 해볼 수 있었던 것은, 사귀기 이전 단계의 설렘을 조그맣게 표현하는 거였다. 해피엔딩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작가님의 의도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16부 대본이 나오기 전에 조심스럽게 전화를 드려 밝고 통통 튀는 신들이 나오면 (자신의 생각을) 가미해도 되겠냐고 여쭤봤다”며 “작가님께서 흔쾌히 수락해주셨다”고 했다.

윤현민이 작가의 허락을 받고 만든 장면은 여진욱의 핸드폰에 저장된 마이듬의 이름이다. ‘마이듬’으로 저장돼 있던 그의 이름은 사랑이 꽃피어나는 시점에 ‘my듬’으로 바뀌었다. 윤현민은 “상대가 마음속으로 들어온, 사귀기 이전 단계의 설렘이 있잖나. 그때 할 수 있는 표현들 가운데 하나가 이름을 애칭으로 바꾸는 거더라. 그런 것을 과하지 않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정도가 자신이 할 수 있는 적정선이었다고 말하는 윤현민은, 어느 모로 보나 여진욱에 걸맞은 배우이자 사람이었다. 

유은영 기자 yoo@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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