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카쿠는 몸도 되고 발도 되는 공격수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내는 '선두' 맨체스터시티를 상대로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어떤 전략을 준비하고 있을까.

이번 시즌 리그 우승 경쟁에 분수령이 될 맨체스터시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맨시티는 14승 1무라는 완벽에 가까운 결과를 쌓았다. 요행이 아니다. 어떤 밀집 수비라도 뚫고 승리를 만든 성과다. 맨유는 맨시티에 맞설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스리백, 그리고 뜨거운 감자였던 '버스 전술'에 이은 역습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 '더 촘촘한' 스리백, 맨시티 괴롭힐까

맨유는 6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조 6차전에서 CSKA모스크바전에서도 스리백을 선택해 2-1 승리를 거뒀다. 14라운드 왓포드전, 15라운드 아스널전까지 포함해 최근 3경기에서 모두 스리백을 가동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컨디션이 떨어졌다. 맨유가 공격적인 색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상태에서, 수비에 무게를 두고 최전방의 공격수들만 활용한 반격으로 전술적 무게를 옮겼다. 맨시티전에서 기용할 수 있는 미드필더도 부족하다. 네마냐 마티치, 마루앙 펠라이니 모두 부상을 달고 있고, 마이클 캐릭은 심장 질환으로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폴 포그바는 아스널전 퇴장으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안데르 에레라 정도가 제 컨디션으로 맨시티전 출격을 기다린다. 중원의 약점을 단단한 수비로 버티는 것은 합당한 선택이다.

수비적으로도 이점이 있다. 스리백을 세우면 좌우 간격을 더욱 촘촘하게 세울 수 있다. 수비적으로 나섰을 땐 사실상 파이브백으로 좌우로 길게 늘어선다. 단독 돌파를 시도할 공간, 스루패스가 투입될 공간 모두 줄일 수 있다.

최근 맨시티가 고전한 팀들도 스리백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맨시티는 13라운드 허더즈필드(2-1 승), 14라운드 사우샘프턴(2-1 승), 15라운드 웨스트햄(2-1 승)까지 모두 어렵게 승리를 챙겼다. 허더즈필드는 사실상 11명 모두 수비를 펼치고 세트피스에서 반격을 노렸고, 사우샘프턴과 웨스트햄은 스리백을 세우고 역습을 노렸다. 맨시티의 끈질긴 공격이 먹혀들었지만, 제 아무리 맨시티라도 밀집 수비를 펼치는 팀을 상대론 고전한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들이었다.

▲ 무서운 갓 20살 래시포드(오른쪽).

◆ 역습 첨병, 루카쿠와 래시포드 그리고 린가드

CSKA모스크바전에서 후반 21분 마커스 래시포드가 결승 골을 터뜨렸다. 시발점은 후방에서 단번에 넘어온 패스를 로멜루 루카쿠가 머리에 맞추면서 시작됐다. 직선적인 움직임에 강한 래시포드는 루카쿠의 주변을 움직이면서 여러 차례 찬스를 잡았다. 득점 장면 외에도 전반 4분 절묘하게 공간을 파고든 뒤 날카로운 마무리까지 했지만 골대를 때렸다. '후스코어드닷컴'은 래시포드에게 평점 8.9점을 주면서 최고의 선수로 꼽았다.

단순하지만 위협적인 공격 전개는 맨유의 득점 패턴 가운데 하나다. 10라운드 토트넘전(1-0 승) 때도 루카쿠가 머리에 공을 맞춘 뒤 앙토니 마시알이 쇄도해 승리를 만들었다.

최근 투톱 아래서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는 린가드의 존재로 루카쿠와 래시포드가 더욱 빛날 수도 있다. 린가드는 최근 2경기에서 3골을 넣으면서 최고의 활약을 했다. 공격으로 전환할 때 빠르게 공격에 가담한 것이 주효했다. 무리뉴 감독은 "잘했다. 수비적으로도, 공격 지역에서도 팀이 원하는 바를 했다"고 칭찬하면서 "투톱을 쓸 땐 미드필드에서 공격 지역으로 공을 옮길 선수가 필요하다. 린가드가 그것을 했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시즌 33라운드 첼시전에서 린가드와 래시포드를 최전방에 배치한 3-5-2 전술로 2-0 완승을 만든 기억이 있다.

◆ 실리 찾는 '버스 전술'의 결과는?

무리뉴 감독은 원래 4-2-3-1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라이벌 팀과 경기에선 주로 스리백을 들고 나섰다. 10라운드 토트넘전(1-0 승), 11라운드 첼시전(0-1 패), 15라운드 아스널전(3-1 승)까지 모두 스리백을 가동했다. 선 수비 후 역습으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 주도권과 관련없이 승리를 노리겠다는 '실리적 계산'이 깔린 경기 운영이었다.

맨유가 선두권 팀을 상대로 포백을 가동한 것은 8라운드 리버풀전(0-0 무)이 유일했다. 포메이션은 달랐지만 경기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비에 역점을 뒀다가 단숨에 역습을 노리는 전술을 썼다. 단단하게 수비를 세우면서 '버스'를 주차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과는 2승 1무 1패다. 우승 경쟁 팀을 상대로 얻은 결과치곤 훌륭하다. 라이벌전의 호성적은 리그 성적과도 연결된다. 11승 2무 2패, 승점 35점을 기록하고 있는 맨유의 성적은 뛰어나다. 단지 맨시티가 지나치게 완벽한 결과를 얻었을 뿐이다.

맨시티와 맞대결은 사실상 '승점 6점' 짜리 경기다. 맨유가 추격을 위해서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다. 쓸 수 있는 선수나, 이번 시즌 맨유가 펼친 전술을 고려하면 '선 수비 후 역습'을 들고 나설 것이 유력하다. 최근 연마한 스리백의 완성도가 맨시티전 승패의 열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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