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격수 그리즈만(7번)과 수비수 히메네스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첼시 원정에서 1-1로 비겼다. 자신이 이겨야 했고, 같은 시간 AS로마가 비끄러지기 바랐어야 했는데 자신들부터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아틀레티코는 6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7-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리그 6차전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같은 시간 로마는 카라박을 1-0으로 잡았다. 

아틀레티코는 유럽에서 가장 강한 방패를 지닌 팀으로 불릴 만큼 수비가 좋은 팀이다. 실제로 녹아웃 스테이지에 들어가면, 아틀레티코의 수비는 강점으로 나타났다. 최근 5시즌 동안 아틀레티코는 두 차례나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이기기 위한 수비 전술이 종반엔 문제가 됐다.

아틀레티코는 두 차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내리 무너졌다. 결승전은 단판인데, 득점을 기록할 만한 파괴력은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에 한 끗 차이로 트로피를 내준 건 공격의 차이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쓴맛을 보고 케빈 가메이로, 니콜라스 가이탄, 루치아노 비에토 등을 영입하며 공격진 보강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아틀레티코에 완벽히 적응한 선수는 앙투앙 그리즈만 이후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17-18시즌엔 그 문제가 조별리그부터 나왔다. 아틀레티코는 1차전 로마 원정에서 0-0으로 비기고, 2차전 홈에서 첼시에 0-1로 졌다. 사실상 조 선두를 다퉈야 할 상대에 득점 없이 1무 1패를 기록하면서 좋지 않은 출발을 했다. 무엇보다 C조 최약체 카라박과 3, 4차전에서 내리 비기면서 문제가 최악으로 번졌다. 2경기에서 1득점밖에 기록하지 못한 아틀레티코의 답답한 공격력이 재앙을 예상하게 했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5차전 로마와 경기에서 '머리 자른' 그리즈만의 활약이 있었지만, 3경기 연속 득점한 그리즈만은 첼시전에서 끝내 침묵했다. 첼시전에서도 아틀레티코가 선제골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공격은 부진했다. 

첼시는 에덴 아자르의 간결한 터치와 역습, 알바로 모라타의 한방,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킬패스로 아틀레티코를 꾸준히 위협했다. 교체로 투입된 페드로, 윌리안도 날카로웠다. 첼시엔 아틀레티코와 달리 그라운드에든 벤치에 언제든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있었다. 아틀레티코의 공격은 세밀하지 못했고, 스피드도 부족했다. 첼시가 충분히 대응할 만한 수준의 공격이었다. 

아틀레티코는 공격의 스피드가 부족하다. 현대 축구에서 스피드는 수비에든 공격에든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리즈만과 투톱으로 나선 페르난도 토레스를 비롯해 공격진 대다수의 스피드가 느리고, 상대 진영에서 위협적이지 못하다. 교체로 투입된 앙헬 코레아와 루시아노 비에토는 첼시의 견고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아틀레티코는 유소년 불법 영입 징계로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등록을 하지 못했다. 첼시에서 영입한 디에고 코스타는 현재 팀과 훈련을 하고 있고, 세비야로부터 영입한 비톨로는 라스 팔마스로 단기 임대를 떠났다. 선수 등록이 가능한 1월이 돼서야 코스타와 비톨로가 공격진에 합류한다. 

코스타는 밀고 들어가는 힘이 있고, 역습에도 훌륭한 옵션이다. 비톨로도 문전에서 득점 기회 포착 능력이 좋다. 두 선수가 합류하면 객관적인 공격 옵션은 다양해지고 강력해진다. 마무리 조립은 시메오네 감독의 몫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제 남은 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 아틀레티코의 무딘 공격을 업그레이드하는 중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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