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양세종은 '사랑의 온도'에서 연기를 할 때 이현수(서현진 분)에게 반하는 순간들을 명확히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공|굳피플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사랑의 온도’ 온정선과 이현수는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다. 누군가에게 반하게 되는 구체적인 순간도, 그를 사랑하게 되는 이유도 없었다. 그저 스며들어버린 ‘사랑’이었다. 양세종이 바라본 온정선은 그랬다.

양세종(25)은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극본 하명희, 연출 남건)에서 셰프 온정선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만났다. 양세종이 연기한 온정선은 러닝 동호회에서 처음 만난 이현수(서현진 분)에게 첫눈에 반해 고백하고, 이후로도 오랫동안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온 인물이다.

온정선이 이현수에게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은 러닝 동호회에서 만났을 때다. 온정선은 ‘깍두기’ 이야기에 “맛있겠다”고 답하는 이현수가 궁금해졌다. 이후 이어지는 그의 행동 하나하나들이 온정선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이는 만난 지 다섯 시간 만에 “우리 사귈래요?”라는 고백으로 이어졌다. 온정선이 어떤 지점에서 이현수에게 반한 것인지 명확히 하지 않았지만, ‘깍두기’ 이야기로부터 호기심이 시작됐다.

양세종 또한 “그 지점들이 맞는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사실은 정선이가 현수에게 반하게 되는 순간에 대해서 정해놓지는 않았다”며 “대본에 그 흐름이 잘 쓰여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제가 정해놓았다면 반한 순간이 기억났을 텐데, 정해놓지 않고 연기를 해서 명확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 서현진(왼쪽), 양세종. 제공|SBS

사랑으로 이어지는 과정 또한 마찬가지다. 이현수를 사랑한 이유가 뭘까. 이것 또한 그저 사랑했기 때문이다. 양세종은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 든 생각이다. 정선이는 파란 마음을 갖고 싶어 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정선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현수는 본질적으로 파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느껴져서, 확 끌리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온정선과 이현수의 사랑은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다. 엇갈리는 타이밍 속에서도 두 사람은 ‘사랑의 온도’를 확인한 순간이 있었다. 숱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속 ‘흑백’ 화면이 그 온도일 터. 양세종은 이 ‘흑백’ 화면이 ‘사랑의 온도’였냐는 질문에는 “PD님도 알려주지 않으셨다”고 답했다.

“흑백 화면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석할 수 있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을 것도 같고요. 저 양세종이 생각할 때는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지 않을까 싶어요.”

▲ 양세종은 '사랑의 온도'에서도 인물에 맞는 향수를 찾았다고 밝혔다. 제공|굳피플

양세종이 온정선을 준비하기 위해 애썼던 것들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그중 하나는 역시 향수다. 양세종은 ‘낭만닥터 김사부’가 끝난 뒤 만났을 때도 인물을 만들어나갈 때 “뿌리는 향수, 좋아하는 와인, 생활을 리듬을 찾는다”고 밝힌 바 있다. “본질적인 것들이 많이 쌓이다 보면 외적인 것들은 알아서 따라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쉽게 온정선의 향수를 찾았냐고 물었더니 “우연히,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찾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양세종은 “지인 중에 그 브랜드를 쓴 사람이 있었다. 어디 브랜드냐고 물었더니 ‘나르시소’라는 브랜드라더라. 그 향이 되게 오묘했다.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느낌이 들지 않는 복합적인 느낌이었다”며 “처음 뿌렸을 때는 정선이와 다르지만, 잔향은 오묘하고 복잡한 느낌의 향을 주더라. 그래서 이걸 선택했다”고 밝혔다.

양세종은 그러면서 “세 개를 주문했다”며 “촬영하면서는 한 통만 다 썼다. 막상 드라마 끝나고 나니 그걸 뿌리지 않게 되더라”고 웃었다. 그는 또 “이후에 인생 향수를 찾았다. 향수에 대해서는 욕심이 크다. 이건 제 인생 향수이기 때문에 알려드릴 수 없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 양세종은 그저 주어진 것을 열심히 할 뿐이다. 제공|굳피플

양세종이 온 힘을 다해 채운 ‘사랑의 온도’, 그 이후에는 ‘괴물 신인’ 그리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양세종만 남았다. “언제 죽을지 몰라 최선을 다한다”고 밝힌 양세종이다. 물론 그의 마음가짐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집요한 물음의 답이다.

“‘괴물 신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1년 만에 성장한 이유가 뭐냐고 생각하냐는 질문도 받았고요. 저는 정말 모르겠거든요. 그래서 ‘모르겠다’고 했더니 집요하게 여쭤보셨죠. 그래서 ‘주어진 것을 잘 행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라고 하면, ‘왜 그런 생각이 들죠?’라는 물음이 뒤따르고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요’가 됐던 것 같아요. 전 그저 주어진 것만 열심히 했을 뿐이에요.”

양세종은 답을 놓지 않는다. 그냥 열심히 할 뿐이다. ‘사랑의 온도’ 온정선이 이현수에게 반하는 순간, 그리고 사랑하게 되는 순간들의 명확한 지점을 놓지 않고 그저 감정에 따라 연기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 순간순간들이 모여 ‘사랑의 온도’ 온정선을 만들고, 배우 양세종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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