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기억의 밤’은 형제와 부모, 네 명의 가족이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은 형인 유석이 납치를 당한 후 무사히 돌아오고 나서부터다.

동생 진석(강하늘)은 형 유석(김무열)을 존경한다. 믿고 따르고, 우상처럼 생각하지만,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한 후 돌아온 형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무사히 돌아와 다행이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형이 아니라는 의심이 생기고, 의심은 확신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형의 의문스러운 외출을 목격하고 미행을 한다. 그곳에서 목격한 형은 자신이 알고 있던 형이 아니다. 모든 사건은 ‘그날 밤’에서 시작된다.

영화의 제목이 ‘기억의 밤’인 것처럼, 영화는 ‘밤’에 집중한다. 이사를 온 후부터 매일 밤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그 중에서도 영화를 보면서 절대 놓치지 않아야 할 ‘그 밤’에 대해 장항준 감독에게 들었다.

S#1. 진석을 향한 유석의 알 수 없는 적개심, 그날 밤

▲ 영화 '기억의 밤' 스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첫 번째 밤은 자고 있는 진성을 유석이 내려다보는 장면이다. 동생이 공부를 하다 밤이 들었는데 뒤에서 가만히 지켜본다. 형이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동생을 향해 샤프심을 누른다.”

이 장면은 보조적인 음향이 배제됐다. 유석의 숨소리와 샤프심을 누르는 소리로만 이뤄졌고, 이는 긴장감을 극대화 시킨다. 유석의 적개심 가능한 표정과 알 수 없는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은 모든 비밀이 밝혀진 후 이유를 알게 된다.

S#2. 잠겨 있는 그 방문을 열고 누군가가 나온, 그날 밤

▲ 영화 '기억의 밤' 스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진석의 가족이 이사온 집 2층에는 방이 2개가 있다. 작은 방은 전에 살던 주인이 짐을 둔 곳으로 굳게 잠겨 있는 밤이다. 어느 비 오는 밤 그 안에서 무언가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잠이 드려는 순간, 또 다시 그 소리가 들린다. 소리는 점차 커지고, 닫힌 문을 열고 누군가가 나오려 한다. 진석은 두려움에 이불 속에 몸을 숨기고, 그 무언가는 진석을 향해 다가온다.”

진석이 가진 근원적인 공포를 표현하는 장면이다. 장항준 감독은 진석이 얼마나 나약하고, 심약한 상태인지, 어떤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S#3. 모든 것이 밝혀진, 그날 밤

▲ 영화 '기억의 밤' 스틸. 제공|메가박스(주)플러스엠

“관객들의 궁금증이 다 밝혀진 이후 추격을 벌이는 장면이다. 진석이 탈출을 위해 뛰어 내리고, 8차선 도로를 가로질러간다. 승합차는 도망치는 진석을 쫓는다. 잘 찍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많은 장비와 조명이 동원됐다. 생각보다, 내 연출력에 비해 잘 나온 것 같다. 나에게 크게 각인된 장면이다.”

장항준 감독의 말처럼 모든 것이 밝혀진 후 장면이다. 진석은 자신의 조각난 기억 속 살인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다. 재수생의 신분으로 집 밖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세상 밖으로 튀어 나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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