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나라는 실제로 타임 슬립은 겪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제공|라원문화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누구나 만족하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하나둘씩 후회를 쌓아가고, 그러다 결국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이라고 상상하곤 한다. ‘고백부부’ 또한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장나라는 그런 타임 슬립이 싫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장나라(36)는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 연출 하병훈)에서 마진주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만났다. 서른여덟 살의 마진주는 한 사람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였다. 그는 남편 최반도(손호준 분)와 함께 서른여덟 살의 영혼을 가진 채 스무 살 시절로 타임 슬립 했다. 덕분에 죽었던 엄마의 과거 모습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장나라는 “드라마로서는 타임 슬립 설정이 좋았다. 엄마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하면서 사람들에게 감동과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하지만 현실에서는 겪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현실에서 돌아가신 엄마를 다시 만나고 또 헤어지는 걸 견딜 수 없다. 헤어짐을 겪는 것은 한 번으로 충분하지 두 번 겪는 것은 너무 힘들다”고 설명했다.

장나라는 이어 “스무 살 시절의 어리고 반짝이고 예쁜 모습의 친구들과도 또 이별을 해야 하잖나”라며 “제 평생에 그런 신기한 일(타임 슬립)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런 것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장나라. 제공|라원문화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고백부부’가 싫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장나라는 ‘고백부부’가 자신에게 “인생 드라마”라고 거듭 표현했다. 장나라는 “위로가 됐다고 말씀해주신 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드라마”라며 “제 인생에도 예쁜 친구들이 들어와서 더 고마운 드라마다. 또 사랑하는 김미경 선생님과 많이 가까워져서 고마운, 엄청난 드라마”라고 웃었다.

‘인생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장나라의 체계적인 접근과 노력이다. 장나라는 드라마를 시작할 때 큰 목표, 그리고 세부적인 목표들을 세우고 들어간다. 대부분의 큰 목표는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것”이다. ‘고백부부’에서는 “서로 이해하지 못하던 사랑이나, 생활에 지쳐서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따뜻함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가장 컸다”고.

장나라는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엄마도 여자라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장나라는 또 “지금까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쭉 연결되는 했었다. 이번에는 꼭 감정 연결이 되지 않더라도 신마다 끊어서 가는 연기를 해보자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래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 때문에 감정을 끊어줘야 할 때가 있었다”며 “아들을 그리워하다가도 과거에서는 아들에 대한 마음을 접어야 청춘을 그릴 수 있었다. 이런 연기는 한 번도 해보지 않았는데, 이번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장나라의 노력은 곳곳에서 엿보였다. 우선 서른여덟 살의 마진주와 스무 살의 마진주를 다르게 보이기 위한 것부터 시작했다. 연예계 동안으로 유명한 장나라는 주부 연기를 위해 더 짙은 분장을 했다. 그는 “기본 베이스도 어둡고 노랗게 했다. 기미나 다크서클 등의 분장도 했고, 나중에는 (기미나 다크서클이) 더 두드러지게 보이게 하려고 진하게 칠했다”면서 “사실 제 나이 또래의 친구나 주부들을 보면 그렇게까지 기미가 심한 사람은 드물다. 드라마적으로 힘든 주부 생활을 보여주려고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 '고백부부' 장나라. 제공|KBS

외모뿐만 아니라 옷 같은 것들도 “집에서 오빠가 입다가 버리려던 티셔츠를 가져와서 입거나”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표정도 쳐지는 표정이 되고, 삐지거나 하고, 입꼬리가 내려가게 되더라”고. 장나라는 또 “연기를 최대한 하지 않는 느낌으로 말투도 편하게 가져가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스무 살을 연기할 때는 오히려 나잇대를 더 높게 잡았다. 말투나 행동 등을 현재의 50대 초중반으로 잡은 것. 장나라는 “또래 유부녀들은 결혼을 하거나 애를 낳는다고 해서 행동과 말투가 달라지는 나이가 아니더라”며 “특별히 달라지지 않지만 드라마적으로는 아줌마다. 그래서 50대 초반의 말투나 행동을 하고자 했다. 또 평송 앉아 계실 때 무릎 위에 가방, 그리고 그 위에 손을 내밀고 있는 등의 세세한 모습을 따왔다”고 설명했다.

장나라의 노력이 깃들었기 때문일까. 장나라는 ‘고백부부’로 ‘인생 연기’를 펼쳤다는 호평을 받았다. 장나라는 이에 대해 “더 말할 것 없이 감사하다”며 “작가님의 대본이나 PD님의 연출 등이 어렵지 않게 정확했다. 열심히만 하면 잘 표현이 되는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좋게 봐주신 것도 감사한데, 위로가 됐다는 분들이 있을 때 정말 행복했어요. 정말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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