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손호준은 '고백부부'에서 최반도를 연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제공|YG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많은 사람들을 웃기고, 또 울렸다. 드라마 ‘고백부부’의 힘이다.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평을 받을 만큼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고백부부’, 그 중심에는 배우 손호준(33)이 있었다. 

손호준은 최근 종영한 KBS2 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 연출 하병훈)에서 최반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최반도는 마진주(장나라 분)의 남편이자 제약회사 영업사원이다.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현실은 팍팍하다. 그러다가 마진주와 함께 스무 살 시절로 돌아가게 됐고, 잊었던 감정들과 마주하게 됐다. 

손호준이 최반도를 연기하면서 중점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아버지 최반도’다. 손호준은 “아버지의 모습들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에 대한 책임감, 무게 하지만 자기 가족들에게 (책임감과 무게를) 보여줄 수 없는 그러한 것들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반도라는 인물을 연기한 덕분에 “아버지에게 죄송하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아버지도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그런 것들을 모르고 살았다는 것 자체가 죄송하더라. 어렸을 때 친구들과 놀러 간다고 용돈 달라고 했던 것들도 떠오르더라. 많이 힘드셨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 손호준. 제공|YG엔터테인먼트

손호준이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것과 마찬가지로, 시청자들은 ‘고백부부’를 통해 공감을 얻었다. 최반도는 가장이자 남편이었고, 마진주는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였다. 서른여덟 살의 두 사람이 아닌, 스무 살 시절의 두 사람도 ‘그때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손호준이 꼽은 ‘고백부부’의 성공 비결도 ‘공감대’다. 

“극 중 진주가 남길(장기용 분)에게 하는 대사 가운데 ‘엄마 없는 자식이 어디 있어’라는 게 있어요. 어머니는 누구나 다 있죠. 드라마가 그런 소재다 보니까 공감대 형성이 잘 됐던 것 같아요.”

공감과 별개로 손호준의 마음을 아프게, 또 슬프게 했던 몇몇 장면들도 있다. 그중 하나는 스무 살로 돌아가 진주-남길을 바라보는 심정이었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최반도의 마음은 질투도 아닌 ‘슬픈’ 감정이었다고, 손호준은 설명했다.

“반도는 항상 진주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요. 진주가 반도에게 했던 이야기 중에 ‘우리 너무 불행한 것 같다’는 게 있어요. 그게 반도에게는 너무 상처였죠. ‘나랑 사는 게 불행했구나’ 인정하면서, 남길과 있을 때의 진주를 바라보며 ‘내가 웃게 해줬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게 됐던 것 같아요.”

▲ 손호준. 제공|YG엔터테인먼트

최반도가 마진주에게 18년 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냈던 때도 잊을 수 없다. “나도 너처럼 장모님이 보고 싶었다”는 최반도의 대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손호준은 “반도가 18년 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였다”며 “그 말을 했을 때 너무 슬펐다. 저는 너무 슬펐다. 이 친구가 처음으로 자기의 속내를 드러내는 거였다”고 밝혔다. 또 “진주에게 ‘너를 웃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장면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현실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생각을 안겨준 ‘고백부부’지만, 사실상 손호준은 이 작품을 하기 전과 후 ‘결혼’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배운 게 있다면 “어떻게 하면 사랑받는 사위가 되겠다는 걸 알게” 된 정도. 손호준은 “부부가 대화를 많이 해야 된다는 것을 배웠다”며 “반도와 진주 사이에 골이 생겼던 것은 대화의 부족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호준이 배운 것과 마찬가지로, ‘고백부부’의 시청자들 또한 드라마를 통해 비슷한 지점들을 배웠다. 대다수 반응이 “‘고백부부’ 덕분에 부부 관계가 좋아졌다”는 것. 손호준 또한 이를 언급하면서 “부모님에게 잘해야겠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 어머니 생각나서 전화드렸다는 반응들을 보니 뿌듯하더라”고 했다.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기대해볼 만도 하지 않을까. 손호준은 겸손하게도 “상을 주신다면 감사하다”고 답했다. 손호준은 그저 “드라마로 많은 분들이 공감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10년 연애하고 결혼한 친구가 있어요. 둘이 사랑을 했었던 것들을 잊고 있었는데 ‘고백부부’가 그걸 생각나게 해줬다고,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정말 감동이었죠. 그게 상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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