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꾼' 주역들. 제공|쇼박스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영화 ‘꾼’을 살리는 건 능청스러운 6인의 사기꾼들이다. ‘판’을 설계하는 브레인, 행동에 옮기는 사기꾼, 이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는 사기꾼 2인, 그리고 이들과 대척점에 선 사기꾼 등 다섯 배우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꾼’을 탄탄하게 뒷받침한다. 여기에 더해 사기꾼보다 더 사기꾼 같은 검사의 존재가 ‘꾼’을 이끈다.

영화 ‘꾼’(감독 장창원)은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범죄 오락영화다. 조희팔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전국에 피라미드 업체를 차리고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인 뒤 약 3만여 명으로부터 5조 원 이상을 가로챈 사기꾼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꾼’은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을 내세워 117분의 러닝타임을 채운다.

‘꾼’의 시작은 경쾌하고 빠르다. 사기꾼만 골라 사기 치는 사기꾼 황지성(현빈 분)과 자신의 야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검사 박희수(유지태 분)를 필두로, 장두칠을 쫓기 위한 팀이 만들어진다. 황지성과 박희수가 손을 잡고, 박희수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던 고석동(배성우 분), 춘자(나나 분), 김과장(안세하 분)이 합류한다. 

저마다 다른 사정을 속에 품고 있는 이들의 ‘동상이몽’은 묘한 긴장을 안겨준다. 이들 관계에서 발생하는 긴장은 ‘꾼’을 지탱하는 힘이자 반전의 카드이기도 하다. 여기에 또 하나의 사기꾼이 등장하는데, 바로 장두칠의 심복인 곽승건(박성웅 분)이다. 곽승건의 활약 또한 크다. 춘자와 만나 허술한 면모를 보이다가도 능청스럽게 분위기를 환기하고, 설계된 판을 휘젓고 다닌다.
▲ 박성웅(왼쪽), 나나. 제공|쇼박스

사기꾼 5인보다 더 사기꾼 같은 박희수의 존재감은 ‘꾼’을 이루는 중요 요소다. 박희수는 독하게 때론 악랄하게 장두칠 잡기에 몰두한다. 그의 몰두는 과거 사기꾼과 진배없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긴장을 자아낸다. 특히 황지성과 눈치 싸움, 장두칠 사건 담당 당시 협력했던 ‘어르신’에게 놓는 으름장 등 박희수의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부분 부분들이 모여 엔딩까지 치닫는 과정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사기꾼 6인이 완성한 ‘꾼’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관객의 뒷통수를 칠 반전은 아주 세밀하게 짜여 있다. 그 계획들이 맞아떨어지는 순간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물론 기존에 대중과 만났던 케이퍼 무비를 답습하는 수준에 그친 구성, 신선한 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캐릭터 등은 아쉽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능청스럽게 자신의 캐릭터를 살려내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2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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