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잠든 사이에' 주인공 수지(왼쪽), 이종석.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결국 사전 제작의 딜레마를 벗어나지 못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수목극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그중에서 1위일 뿐이지 큰 흥행을 맛보거나 높은 화제성을 유지한 것도 아니었다.

16일 종영하는 SBS 수목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극본 박혜련, 연출 오충환)는 누군가에게 닥칠 불행한 사건,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사전 제작된 이 드라마는 지난 9월부터 시청자들과 만나 약 3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 짓는다.

그간 사전 제작된 드라마 가운데 시청률, 화제성 모두 잡은 드라마는 KBS2 ‘태양의 후예’(2016), JTBC ‘품위있는 그녀’(2017) 정도다. 이외에 KBS2 ‘함부로 애틋하게’(2016),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2016), tvN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2016), tvN ‘안투라지’(2016), SBS ‘사임당, 빛의 일기’(2017), JTBC ‘맨투맨’(2017)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시청률로 쓸쓸하게 퇴장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이들 작품과 맥락을 같이하게 됐다. 시청률 두 자릿수의 벽은 높았고, 두 자릿수를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는 힘들었다. TV화제성도 마찬가지다. 방송 전의 기대, 그리고 첫 방송의 신선한 충격을 극 후반부까지 이끌어가지 못했다. 극 초반까지 TV화제성 1위를 유지하는가 싶더니 SBS ‘사랑의 온도’나 KBS2 ‘고백부부’에게 그 자리를 내주게 됐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방송 전부터 배우 이종석과 수지의 만남은 물론 스타 작가인 박혜련의 극본 등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종석은 제작발표회 당시 “박혜련 작가는 구성이 탄탄하다. 사전 제작이라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을 것 같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이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첫 방송 당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충격적 전개로 이어지며, 사전 제작의 저주를 깰 수 있을 것이라 기대케 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아쉽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주인공 남홍주(배수지 분)로부터 시작된 예지몽을 정재찬(이종석 분), 한우탁(정해인 분), 최담동(김원해 분) 등으로 옮겨가며 반전을 선사하기도 했으나, 강렬한 ‘한 방’이 부족했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서사가 없다는 것. 

주인공 남홍주와 정재찬은 과거의 인연, 거기서 비롯된 예지몽을 꾼다는 것 이외에 하나로 묶이는 서사가 없다. 그저 이들 앞에 나타나는 에피소드를 하나씩 처리해나갈 뿐이었다. 이유범(이상엽 분)의 존재가 있긴 하지만 인물들을 움직이는 힘은 박혜련 작가의 전작들에 비해 부족했다. 

박혜련 작가의 전작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의 작품은 에피소드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당신이 잠든 사이에’와 비슷하지만,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서사가 존재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민준국(정웅인 분)이, ‘피노키오’에서는 기재명(윤균상 분)이 그 임무를 해냈다. 

결국 ‘태양의 후예’ ‘품위있는 그녀’의 아성을 넘지 못한 ‘당신이 잠든 사이에’다. 그럼에도 마지막을 기대하는 건 박혜련 작가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깔끔한 마무리와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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