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7호실' 주인공 도경수(왼쪽)와 신하균.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행운의 숫자 '7'. 아이러니하게도 이 행운의 숫자 속에서 불행이 피어난다. 이 불행은 희망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무엇을 선택하고 쥐어야 할까. 그 고민이 영화 '7호실'(감독 이용승)에 담겼다.

서울 압구정동에서 DVD방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 두식(신하균 분)은 수개월째 가게를 처분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장사가 잘되지 않으니 월세조차 내지 못하고, 상권이 죽어 있으니 가게 처분조차 쉽지 않다. 버티기 위해서는 대리운전이라도 뛰어야 했다. 이런 두식에게 희망이라고는 DVD방 한켠, 7호실에 마련한 신당이다.

두식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태정(도경수 분)의 사정도 나쁘다. 태정은 사채로 학자금을 대출했는데,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 때문에 골치 아프다. 일하고 있는 DVD방의 사장은 200만 원이나 밀린 월급을 주지 않은 채고, 이를 받으려 하다 보니 그만두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 상태다.

그런 두 사람에게 이 현실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실낱같은 '희망'이 찾아온다. 두식은 어수룩한 교감 선생님을 꾀어내 가게를 처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태정은 마약을 숨겨주는 댓가로 큰돈을 받기로 했다. 다만 이 희망은 곧 불행으로 뒤바뀌었다. 태정이 마약을 7호실에 숨긴 뒤, 두식이 갑작스레 생긴 시체를 7호실에 숨겨버린 것. 서로의 사정을 알 리 없는 둘은 7호실을 열고자 또는 닫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 신하균.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 좁디좁은 7호실은 희망과 불행, 서로 상반된 뜻을 모두 품고 있다. 두식의 신당이라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7호실을 지켜내면 두식과 태정에게 지긋지긋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 찾아온다. 두식은 소원하던 가게 처분의 꿈을 이루고, 태정은 마약을 넘겨주고 돈을 받아 빚을 청산하면 된다. 하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는 '범죄'라는 점에서 불행하다.

영화 '7호실'은 이 희망과 불행 사이에서 하나의 답을 내려주지는 않았다. 무엇을 택하고, 어떤 길을 갈지는 저마다의 선택에 맡겼다. 때문에 두식과 태정은 타협과 반성 등 저마다 다른 선택을 내렸다. 어느 것도 정답은 없다. 다만 현실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살기 위해 허덕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프게 다가올 뿐이다. 1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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