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7호실'은 '7호실'에 생존이 걸린 비밀을 감춘 사람의 이야기를 다뤘다. 제공|명필름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자신 앞에 놓인 벽을 넘을 수 없고, 늪에 빠져버린 다리를 허우적거려도 벗어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영화 ‘7호실’은 그런 현실을 유쾌하게 다루고 있다. 그래서 더 씁쓸하다. 주연 배우들이 ‘7호실’에 끌렸던 이유 또한 이 지점이다.

7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7호실’(감독 이용승)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이용승 감독을 비롯해 ‘7호실’을 이끈 주연 배우 신하균과 도경수가 참석했다.

‘7호실’은 서울의 망해가는 DVD방 ‘7호실’에 각자 생존이 걸린 비밀을 감추게 된 사장과 알바생,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신하균은 DVD방 사장이자, 5개월째 건물을 처분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두식 역을 맡았다. 도경수는 월급이 밀려도 이 DVD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태정을 연기했다.

두식과 태정은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두식은 임대 월세도 내지 못할 만큼 장사가 되지 않았고, 이를 메우기 위해 대리운전까지 뛰었다. 권리금 1억 원에 처분하고자 했지만 망해버린 상권에서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두식뿐만 아니라 같은 상권의 대부분이 그러했다. 

태정은 학자금 대출을 할 수 없어 대부업체에게 빌린 돈으로 공부를 했다. 이 빚을 갚고자 했지만 눈앞에 놓인 현실의 벽은 컸다. 더군다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곳의 월급까지 밀린 상태다. 결국 태정은 큰돈을 만질 수 있는 쉬운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두식과 태정은 아등바등 살아가는, 현실의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사람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7호실’은 이들의 행동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아등바등해야 하는 것은 현실인데, 자신의 ‘비밀’을 숨기기 위해 아등바등이다. 그 모습들이 웃음을 선물한다.

▲ 도경수. 제공|명필름

두식과 태정을 연기한 신하균, 도경수 또한 ‘현실’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끌렸다고 답했다. 신하균은 ‘7호실’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현실적인 이야기면서 영화적으로 재밌게 만든 이야기여서 선택을 하게 됐다”며 “갑과 을의 관계처럼 보이지만 을과 을의 관계다. 사회 시스템 안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나기 힘든 생존의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의 이야기가 와닿았다”고 밝혔다.

도경수 또한 마찬가지. 영화 ‘카트’에 이어 ‘7호실’까지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에 출연한 도경수는 “사람 살아가는 현실 이야기에 많이 끌렸다”고 답했다. 도경수는 “그래서 항상 ‘내가 이 캐릭터를 연기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또 힘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경수는 특히 “태정이라는 캐릭터를 보고, 청년들이 많은 공감을 하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용승 감독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면서 “블랙 코미디 장르 안에서 장르를 섞는 복합장르를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의도는 적중했다. ‘7호실’은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 속에서 유쾌한 웃음을 선물했다. 오는 15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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