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훈이 '도둑놈 도둑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와이트리컴퍼니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배우 김지훈(36)은 솔직하고 유쾌했다. 포장해서 둘러대기 보다,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표현했다. 자신을 가둬둔 카테코리를 넘어설 준비가 된 배우 김지훈은 긍정적인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김지훈은 5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극본 손영목 차이영, 연출 오경훈 장준호)에서 엘리트 검사 한준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도둑놈 도둑님’은 대한민국을 조종하는 기득권 세력에 치명타를 입히는 도둑들의 이야기를 유쾌하고 통쾌하게 다룬 작품이다.

50부작, 긴 호흡의 드라마를 마친 김지훈은 “제가 맡은 한준희 캐릭터의 깊이가 깊어 다른 드라마보다 조금 더 길고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다. 무사히 잘 끝내서 보람도 훨씬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지훈의 말처럼 한준희는 쉽지 않은 인물이었다. 가족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갖고 있고, 복수를 위해 자신을 내던진다. 김지훈은 약 6개월 동안 한준희의 마음으로 살았다. 그는 “준희가 아픔이 많은 캐릭터였다. 집에 있을 때도 새 대본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긴장했다. 마음 한켠에 무거운 짐이 있는 캐릭터라 감정을 계속 잡고 있어야 했고 그런 부분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모두 조금씩은 자신이 들어있다고 밝힌 김지훈. 그는 “어떤 면에서는 저의 모습이기도 하다. 제 안에 있는 여러 가지 모습들을 섞어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또한 “밝고 유쾌한 캐릭터를 할 때는 촬영할 때도 편하게 하는 편이지만, 한준희는 아픔이 있는 캐릭터다보니 그 색깔과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털어놨다.

▲ 김지훈이 '크라임씬'에 대해 언급했다. 제공|와이트리컴퍼니
한지훈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적은 없는 것 같다는 김지훈은  “(한준희처럼) 복수를 하거나 그런 적은 없다. 다만 바른 말을 하는 편이다.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편이다. 직언을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행히 처절하게 복수를 할 만한 대상을 만난 적은 없다. 어렸을 때도 바른 말을 많이 했다. 상대방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경험이 쌓이다보니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할 말은 할 수 있는 경험이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지훈은 ‘도둑놈 도둑님’ 촬영장이 무척 좋았다고 했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조금 더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렇기에 화제성이나 시청률 면에서도 아쉬울 수도 있을 터. 김지훈도 “아쉽다”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계속해서 “다들 열심히 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갖고 봐주고 시청률이 많이 나왔으면 좋았겠다 싶다”고 말했다.

김지훈은 “미니시리즈 같은 느낌으로 시대에 발맞춰 ‘적폐 청산’을 주제로 가족 간의 끈끈한 이야기를 녹여서 좋았다. 하지만 그걸 기획대로 완성 시킨다는 게 쉽지 않다. 저는 연기자일 뿐이지만, 저희 드라마는 주말극의 외형을 갖추고 있다”며 “기존의 주말극에서 탈피하자고 했지만, 6개월 동안 진행되면서 주 시청자 층에 맞는 내용이 가미됐다. 어떻게 보면 기획의도가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지훈은 ‘도둑놈 도둑님’을 한 것에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어떤 드라마를 할 때도 그렇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그럴 것 같다. 아쉬움이 없는 작품이 어디 있겠나. 본인 연기에 만족하는 배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은 남지만 후회도 없고 만족스러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 김지훈이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와이트리컴퍼니
2002년 KBS 드라마 ‘러빙 유’로 데뷔한 김지훈은 16년차 배우가 됐다. 누군가는 김지훈을 ‘주말드라마 배우’로 카테고리를 나눈다. 이를 두고 김지훈은 “저에게 관심 있고, 다른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가족극 이미지 때문인지 저를 주말형 배우로 나눠버린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지훈은 “미니시리즈에서 트렌디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브라운관을 넘어서 스크린에서도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 연기자로서 준비되어 있다. 자신감이 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보여드릴 수 있다. 기사를 보는 제작사 분들이 저를 새로운 시각으로 봐주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 점에서 김지훈에게 JTBC 예능 ‘크라임씬’은 좋은 도전이었다. 김지훈은 ‘크리임씬’에서 김순진, 김일꾼, 김경비, 김관객 등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지훈은 “저도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고 또 할 의향이 있다. 그런데 JTBC에서 또 제작할지 모르겠다”며 “‘크라임씬’을 통해 나에게 기대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며 애정을 표했다.

“무슨 역할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힌 김지훈은 누군가에게는 허황된 자신감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연구하고 분석하면 어떤 역도 잘 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기자로 산 16년. 김지훈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주의 깊게 살피며 관찰하고, 왜 그렇게 행동할까 의문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런 고민과 노력 끝에 깊은 인상을 남긴 ‘크라임씬’의 김순진 캐릭터도 나올 수 있었다.

아직도 보여줄 게 많다는 김지훈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직은 어리니까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멜로도 자신 있다. 연애 경험도 있고 그런 토대들을 연기로 승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사람들이 저에게 기대 하지 않는 모습들이 제게 있다. 좁은 시선으로 보다가 기회가 됐을 때 생각지도 못한 모습을 보여드렸을 때 극적으로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미소 지었다.

▲ 김지훈이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제공|와이트리컴퍼니

김지훈은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더 좋은 작품으로, 더 좋은 연기를 위해 노력 중인 김지훈은 “안티 없는 배우”를 꿈꿨다. 그는 “악플이 간간히 있다. 그런 악플들을 초월하고 싶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겠지만, 더 좋은 댓글이 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때로는 어려운 순간도 있었지만 김지훈을 지금까지 버티게 한 건, 연기에 대한 열정과 고통보다 큰 즐거움이었다. 연기할 수 있어 행복한 김지훈은 배우로 살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했다.

“저에게도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연기할 수 있었던 건 이 일을 할 때 행복하고 즐거워요. 소속사 문제로 연기를 못할 수도 있던 상황도 있었고요. ‘왔다 장보리’로 화려하게 장식했지만 배우 김지훈은 사무실 계약이 끝나고 옮기는 과정에서 일을 할 수 없는 시간도 있었어요. 힘든 시간이었죠. 저는 촬영장에 가는 게 즐겁고 편안해요. 물론 육체적으로는 힘들죠. 한두 시간 잘 때도 있고 차 안에서 김밥으로 끼니를 때울 때도 많고 그럴 때는 힘들어요. 그런데 즐거워요. 기꺼이 그런 고통도 즐거움으로 다가와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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