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윤아는 '언니는 살아있다' 김은향에 대해 "아팠고,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제공|일광폴라리스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은향이로 너무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서 그런 걸까요. 은향이를 떠나보낸다는 게 마음 아프더라고요. 드라마 촬영이 끝나는 날, 차에서도 많이 울었어요.”

6개월이 넘는 시간, 배우 오윤아(37)보다는 SBS 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극본 김순옥, 연출 최영훈) 속 김은향이라는 인물로 살았다. 김은향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런 건지, 오윤아는 “애착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며 “아쉽기도 하고 시원섭섭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은향이를 못 만난다는 것, 은향이라는 이름을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프더라고요. 은향이의 삶은 지쳐 있었고, 굉장히 괴로웠던 시간이 많았어요. 그런데 막상 떠난다고 하니까 허탈해요. 아무래도 은향이의 인생을 살았던 거니까요.”

오윤아가 연기한 김은향은 자신보다 딸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을 가진 인물이다. 시험관 시술 7번 만에 귀하게 얻은 딸이었기에, 딸에게만 집중하며 완벽한 엄마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집에 불이 나 딸이 죽었다. 가슴이 찢어질 듯한 아픔에 괴로워하던 것도 잠시, 남편 추태수(박광현 분)가 구세경(손여은 분)과 바람이 나 딸을 돌보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복수를 다짐했다.

김은향의 삶은 매 순간 안쓰러웠다. 오윤아는 “안 좋은 일들이 계속 겹쳐 왔다. 은향이는 되게 지쳤을 거다. 힘든 시간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찾아온다고 그러잖나. 그때 은향이의 심정이나 감정들이 어렵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딸을 잃고, 배신에 아파하고, 복수를 다짐하고. 일련의 과정 속에서 겪게 되는 감정은 쉽게 감당하기 힘든 것들이다. 특히나 눈물을 쏟아내야 했던 감정들이 많았다. 오윤아는 “지금도 촬영 때를 생각하면 울컥할 정도로 우는 장면이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극 초반에만 우는 게 아니었다. 그 감정을 50부 넘어서까지 가져가는 캐릭터였다”며 “초반에 몰입한 것을 계속 이어가야 했다”고 설명했다.

▲ 오윤아. 제공|SBS

다만 김은향은 복수와 증오를 끝까지 가져가지는 않았다. 김은향은 시한부로 생을 마감하게 된 구세경을 용서하게 됐다. 구세경의 아들을 돌봐주기로 약속도 했다. 오윤아는 “실제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연기를 하다 보니까 그랬을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윤아가 바라본 김은향은 “마음이 굉장히 착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구세경이) 죽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 한편으로는 속 시원하겠지만, 가슴이 아팠다. 구세경이라는 사람의 마음 또한 알고 있으니까, 용서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은 모두 이해가 갔다. “김은향의 감정에 대해 모두 공감했고, 이해가 됐”기 때문에, 오윤아는 섬세하게 김은향을 표현해낼 수 있었다. 고민이었던 부분은 “김은향을 이해하고, 연기하기에도 어렵지 않았지만 시청자에게 어떻게 어필을 하느냐”였다. 앞서 밝힌, 김은향이 구세경을 용서하는 것 등의 감정이 그랬다.

그럼에도 오윤아를 비롯해 여러 배우들이 힘을 모았기에 ‘언니는 살아있다’가 6개월 대장정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 ‘언니는 살아있다’가 종영한 뒤의 김은향은 어떤 모습일까. 오윤아는 “멋진 여자가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환승이도 친구처럼 지내면서, 자기 일도 열심히 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 멋있는 여자가 됐을 거예요. 사랑도 많고, 아이들도 사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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