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유닛' 참가자들과 선배 군단이 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다. 사진|KBS2 화면
[스포티비스타=이호영 기자] 화제의 그리고 논란의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 베일을 벗었다.

시작 전부터 '케이블 방송 따라 하기'라는 구설에 표절, 모방 의혹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어 조롱 수준의 비난을 받았지만, 참가자들의 열정과 절실함 그리고 선배 군단의 진심만큼은 손색없이 빛났다.

28일 오후 9시 15분 KBS2 예능프로그램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이하 '더 유닛')이 첫 방송됐다. '더 유닛'은 연예계 데뷔 경력이 있는 이들 중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쳐보고 싶은 참가자들의 끼와 재능, 잠재력을 발굴해 유닛 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은 이들의 무대와 성장 과정을 지켜보고 데뷔할 멤버들을 직접 선발한다. 126명은 126일간 여정에 함께 한다. 시청자 투표를 통해 9인조 남자 유닛과 9인조 여자 유닛이 탄생한다.

앞서 큰 화제를 받으며 종영된 Mnet '프로듀스 101' 시리즈, 비슷한 시기 YG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시작하는 JTBC '믹스나인' 등 여타 아이돌을 대상으로 하는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과의 유사성을 지적하는 여론의 질타는 끊이지 않았다.

우려의 시선대로 첫 방송의 구성 역시, 창작보다는 창의력을 더한 재구성에 가까웠다. 무대 경험이 있고, 이미 데뷔를 거친 현역 아이돌들의 재도전과 현역에서 정점을 찍은 프로 가수들이 멘토로 나서 '선배군단'(비, 태민, 현아, 조현아, 산이, 황치열)을 이뤘다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더해졌을 뿐이다.


이날 방송에서 보여진 멘토들의 무대 평가와 방청객의 투표로 당락을 결정하는 과정, 숱하게 봐온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식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방송에서는 부트 평가의 기준이 공개됐다. 무대 도중 관객의 투표가 진행, 참가자들은 15%당 1부트를 얻는다. 90% 이상이 투표하면 슈퍼부트로 팀 전원 합류가 결정, 그렇지 못하면 선배 군단이 개별 부트를 진행한다. 선배들로부터 1부트만 받아도 다음 단계 진출이 확정된다. 과반수 이상의 기준을 둔 그간의 프로그램들보다 후한 편이다.

비는 심사 기준을 묻자 "부트를 주는 기준은 단 한 가지, '당신은 절실합니까'"라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절실함 가득한 참가자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전 티아라 멤버 한아름은 불화설, 신병설 등에 대해 솔직하게 밝히며 대인기피증까지 앓았던 사연을 공개했다. 에이프릴의 전 멤버 건강 문제로 팀을 탈퇴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몸이 아파서 활동을 못한다는 게 억울했다"며 울먹였다.

10년 차 아이돌 유키스 막내 준도 출연했다. 준은 "유키스 중간에 투입, 형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했는데 생각처럼 안 됐다. 형들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출연을 결정했다"고 계기를 밝혔다. 그는 "대중에게 유키스가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해 현역 아이돌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었다.

용감한 형제가 프로듀싱한 6년 차 아이돌 빅스타도 참가했다. 이들은 스스로를 '밑바닥'이라고 표현했다. 래환은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의 마음을 15&의 노래 '아이 드림(I Dream)'으로 표현했고, 무대를 마친 후 "부모님께 추석 때 '더 유닛'때문에 집에 못 내려간다고 해뒀는데, 탈락해 내려가게되면 어쩔까 걱정했다"며 오열했다.

해체된 그룹 스피카의 양지원도 도전했다. 그는 생계를 위해 녹즙 배달을 한 사연을 밝혔다. 비는 환상적인 가창력으로 '슈퍼부트'를 받은 그에게 "지금의 양지원 씨가 더 멋있고 아름다워 보인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그룹은 핫샷이었다. 이들은 "잘 부탁드립니다. 선배님"이라고 힘차게 외쳤다. 이 모습을 본 태민은 뒤돌아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렇듯,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지만 기회가 없는 이들에게 귀한 기회를 준다는 취지는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꿈을 쫓아 노력하고, 배고파본 이들이 희망을 얻었으면 한다는 기획 의도가 적중한 것.

참가자들의 감동적인 사연, 절실함은 충분히 보여줬다. 남은 관건은 차별화다. '더유닛'이 포맷의 유사성 뛰어넘을 독창적인 미션 과정, 선발과정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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