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픽하이 '빈차'에 출연한 가수 오혁. 사진|'빈차' MV화면
[스포티비스타=이호영 기자] 아티스트에게 뮤직비디오는 메시지 전달의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음악과 콘셉트에 걸맞은 다양한 영상으로 말하고자 하는 의중을 담아 다채롭게 꾸며냅니다. 'MV토크'는 하나의 뮤직비디오를 선정, 의미를 해석하거나 특징을 탐구해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빈차'는 14주년을 맞이한 그룹 에픽하이(타블로, 투컷, 미쓰라)의 정규 9집 음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입니다. '내가 해야 할 일, 벌어야 할 돈, 말고도 뭐가 있었는데' 이루지 못한, 이루지 못할 것 같은 꿈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쓸쓸한 감성의 노래입니다.

집에 가야 하고, 갈 길이 너무 먼데 택시가 안 잡히는 순간의 감정을 너무나도 현실과 닮은 가사로 표현했죠. 에픽하이가 덤덤하게, 말하듯 뱉어내는 래핑과 가수 오혁의 공허한 보컬이 더해져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가슴을 후벼 팝니다.

▲ 에픽하이 '빈차'가 퇴근길을 뮤직비디오로 표현했다. 사진|'빈차' MV화면
◆ Pick point. 하루를 마무리하는 '퇴근송'

뮤직비디오는 현실적입니다. 그래서 더 외롭고 쓸쓸하죠. 에픽하이 멤버들과 피처링에 참여한 오혁이 출연, 스산한 가을밤 퇴근길을 그려냈습니다. '빈차'의 가사처럼 요즘 사람들의 인생살이를 그대로 담아낸 것이죠.

에픽하이는 '빈차'를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출퇴근길에 듣기 좋은 곡"이라고 표현했네요. 어두운 밤거리를 밝히는 가로등, 도로 위를 달리는 전철, 한강의 흐르는 물결 등의 배경들은 왠지 모를 쓸쓸함과 공허함을 담고 있습니다.

▲ '빈차' 뮤직비디오 마지막 부분에 노래의 메시지가 담겼다. 사진|'빈차' MV화면
◆ Pick scene. 지쳐버린 당신에게 한마디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듯한 '빈차'의 가사, 빛나던 꿈이 어느새 짐이 되어 버린 현실이 씁쓸하기만 합니다. 퍽퍽한 삶을 아주 솔직하게 표현해 야속한 마음이 들 정도죠.

에픽하이 멤버들은 정규 9집 음반에 대해 "세상을 살고 사랑을 하며, 그 삶과 사랑에서 실패를 겪었다고 해도 분명히 위대한 일을 해낸 거라 생각한다"며 리스닝 포인트를 '공감과 위로'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이 말한 '빈차'의 메시지 '위로', 뮤직비디오 말미에 정확하게 새겨져 있네요. 빈차를 찾아 헤매던 이들은 쓸쓸히 걸어 집으로 향합니다. 노래가 끝나고 1인칭의 시점으로 전환, 달리는 차 안에서 바라본 하늘 저 멀리를 비춥니다. 결국 빈차를 잡아낸 해피엔딩인 것이죠. '때론 낮게 나는 새도 멀리 봐'라는 가사가 새겨져 있네요. 에픽하이의 1집 '플라이(fly)' 가사이자, 그들이 음악으로 대중에 전하고 싶은 의중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죠.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낮게 날수밖에 없던, 그럼에도 살아가는 우리 멀리 더 높이 바라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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