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대장 김창수'를 연출한 이원태 감독. 제공|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대장 김창수’는 김구 선생의 20대를 이야기 한다. 아직 김구라는 이름을 품기 전, 평범한 청년에서 대장으로 거듭나는 그 시기의 이야기다. 영화를 보면 김창수가 어떤 이유로 김구가 됐는지 공감할 수 있다.

연출을 맡은 이원태 감독은 “김구 선생의 인생을 놓고 봤을 때 빼 놓을 수 없는 시기”라고 했다. 이는 김구 선생이 아닌, 김창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이유로 김구 선생에게 인생은 홍모(鴻毛, 기러기 털)처럼 가벼워졌는지, 김창수의 인생에 담겨 있었다.

“김구 선생의 어록을 모아둔 책이 있었다. 신문사 대표와 인터뷰 한 내용인데, ‘선생님에게 목숨이란 어떤 것이냐’는 질문에 ‘내 인생은 홍모처럼 가볍다. 나에게 목숨은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다’고 말을 한다. 그 말이 김창수의 경험에서 나왔다고 확신한다. 한번 죽은 것이다. 그 후 김구 선생의 행보를 보면 죽기 위해 사는 사람 같았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고 캐스팅을 진행했다. 그렇게 개봉까지 왔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부담의 무게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일명 ‘김구 비긴즈’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 부담이 생겼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생각이 가장 먼저였다.

“부담은 시나리오를 쓰면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구성을 하면서도 역사적 사실과 영화적 재구성의 선을 지키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고, 두려움이 생겼다. 어느 순간 걱정이 줄었다. 당당하게 하자는 마음이 들었다. 사심으로 하는게 아니라, 영화를 하는 사람의 숙명처럼 당당하게 했다.”

▲ 영화 '대장 김창수'를 연출한 이원태 감독. 제공|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대장 김창수’는 비극 속 피어난 웃음이 담겨 있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는 사람이 태반인 교도소였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희망을 찾아 간다. 그렇게 김창수는 대장이 돼 간다. 그 과정이 가벼우면서도 무겁고, 발랄하면서도 묵직한 분위기로 연출됐다. 이 감독의 연출 핵심은 “장르 영화 같지 않은 것”이었다.

“장르 영화 같지 않게 가려는 노력이 핵심이었다. 그 와중에 재미를 없애면 안됐다. 재미를 위한 에피소드는 지금 우리 시대에, 일반 사람들의 이야기를 넣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교도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많지만, 무거운 감옥이라고 해도 사람 느낌이 나야 했다.”

부담을 지워가며 하나씩 채워갔다. 캐스팅을 진행했고 김창수 역에 조진웅이 확정 됐다. 조진웅 역시 이원태 감독과 비슷한, 혹은 같은 부담을 느껴 거절했지만, 또 같은 이유로 출연을 결정했다. 신의 한 수 였다. 조진웅이 지닌 특유의 존재감은 영화를 더욱 묵직하게 만들었다.

“조진웅에게는 우직한 느낌이 있다. 무서운 상황에 놓여도 할 말은 하는, 그런 강한 느낌도 있다. 또 섬세한 배우라고 느꼈다. 김창수는 어떤 배우가 해도 힘들어 할 것이라 생각했다. 우직함과 같이 김창수의 감정은 그런 섬세함이 없으면 힘들었다. 조진웅이라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진웅이 ‘대장 김창수’를 몇 년 동안 거절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조진웅의 얼굴이 담긴 ‘대장 김창수’의 포스터를 보게 됐다. 감독에게 “이상한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조진웅은 이 작품을 할 것 같았다. 부담이 큰 역할이었고, 배우들이 ‘선뜻 하겠다고 나설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조진웅이라면 그 부담을 이겨낼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단순히 스타성에 기대 갈 수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 영화 '대장 김창수'에 출연한 배우 조진웅(왼쪽)-연출한 이원태 감독. 제공|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든든했다고 했다. 조진웅이 출연을 결정한 후 힘이 됐단다. 조진웅이 감독에게, 또 감독은 조진웅에게 서로 믿음을 주고 받으며 만들어 나갔다. 이원태 감독은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다. 조진웅을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는데, 실물이 내 손을 잡고 있으니 든든했다”고 말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