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문근영은 "요즘 하루하루가 재밌을 수도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제공|리틀빅픽처스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하루하루, 매일 매일이 중요해요. 요즘 하루하루가 재밌을 수도 있다는 걸 느끼고 있죠.”

배우 문근영(30)은 편안한 웃음을 지었다. 문근영은 지난 3월 급성구획증후군 진단을 받고 응급 수술을 받았다. 이후 몇 차례 수술을 더 받아야 했고,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도 하차해야 했다. 급성구획증후군 진단을 받기 전 촬영을 모두 마치긴 했으나, 25일 개봉한 영화 ‘유리정원’(감독 신수원)으로 약 7개월 만에 팬들과 만나게 됐다.

그 기간 동안 문근영은 “빨리 나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문근영은 “되게 건강한 몸이었고 크게 아파본 적도 없었다. 아픈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조금이라도 몸이 이상하면 더 심해지기 전에 약을 먹고 상태가 좋아지도록 하는 편이었다”면서 “전혀 생각지 못한, 예상할 수 없던 순간에 병원 신세를 지니까 그게 제일 괴로웠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아프고 나서 한결 편해진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루하루, 매일 매일이 중요하다는 말도 더했다. 문근영은 “(과거에) 하려고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포기하고 접어버렸던 것들이 후회가 되더라. 못 해본 삶에 대한 후회는 아니다. 그저 앞으로는 내가 하고 싶고, 마음에 들면 포기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했던) 고민 가운데 답을 찾은 느낌도 있다. 확실하게 편해진 것은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의 고민은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거였어요. 그 고민을 많이 했죠. 제가 이전에 힘들었던 것은 ‘어떻게’에 의미를 둬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How’라는 부분이요. 잘 살아야지, 멋지게 살아야지…. 그런 것들에 집착을 하다 보니까 이 삶이 괴로웠던 것 같은데, 그저 ‘살아가야지’라고 생각하니까 편해졌어요.”

▲ 문근영. 제공|리틀빅픽처스

다만 편해지지 않은, 무뎌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 문근영은 “사람들과 지내는 부분이 힘들다”고 털어놨다. 문근영은 “(연기를) 원하는 것만큼 하지 못 했을 때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런 것들은 당연히 힘들지만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과 관계 속에서는 책임을 다할 수 없는 섭섭한 감정들이 생기곤 한다”고 설명했다.

문근영은 “이런 감정은 무뎌지지 않더라. 무뎌진다기보다 모른 척한다거나 아닌 척하거나, 살짝 피해 가는 길을 만든다거나. 무뎌진다고 생각했는데, 무뎌지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괴롭게 하는 감정, 그리고 그런 상황과 부딪혔을 때의 문근영은 ‘유리정원’ 속 재연처럼 “(괴롭게 하는 것으로부터) 멀리 떨어졌을 것”이라고 했다. 재연은 연구하던 아이템을 도둑맞고,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배신당한 뒤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유리정원에 스스로 고립된다. 무서워서 도망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을 등진 것. 문근영은 “무서워서 도망친다기보다는 ‘안 보고 말지’의 느낌이다. 재연과 같다”고 말했다.

문근영에게도 자신만의 유리정원이 있다. 그의 유리정원은 집이다. 문근영은 재연처럼 (괴롭게 하는 현실로부터) 멀리 떨어졌을 때 “집에서 혼자 조용히, 가만히, 감정을 풀어낸다던가 가라앉힌다거나 생각을 정리한다던가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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