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서영주가 연기적으로 고집스러운 배우가 되겠다고 자신했다. 제공|화인컷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이호영 기자] 배우 서영주(20),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단단하다.

튼튼하게 다져온 내실로 호연을 펼쳐 각광받던 찰나, 연극무대로 눈을 돌렸다. 본인의 고집으로 이뤄진 다소 의아한 행보, 이유는 오로지 배움을 향한 갈증이었다.

서영주는 1998년생, 이제 스무 살이다. 그간 쌓아온 남다른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지난 3일 종영된 KBS2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에서 펼친 호연의 답이 보인다. 지난 2008년 영화 '쌍화점'의 한백 역으로 데뷔, 드라마 '초혼', '메이퀸', '가족사진', 영화 '도둑들'의 단역을 거쳐 2012년 영화 '범죄소년'으로 주연 자리를 꾀찼다. 당시 '도쿄국제영화제 최연소 최우수남우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2013년 '뫼비우스'(감독 김기덕)에 캐스팅, 파격적인 연기로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 '18세', '솔로몬의 위증', 영화 '밀정' 등에도 출연하며 활발한 상업활동을 이어갔다. 노 저을 일만 남았던 이때 서영주는 연극 무대로 눈을 돌린다. '에쿠우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에 출연한 것. 다소 의아한 행보였다.

"한참 멀었다고 생각해요. 무언가를 새로 하면 할수록 부족한 제 모습이 보이니까요. '잘한다고'들 해주시는데, 뭐든 겪어봐야 알아요. 제가 잘하는 장르나 색이 있는 것이지, 분명 표현 못하는 무언가는 넘쳐나요. 개인적으로 배우는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을 모두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극이라는 무대에 올라보니 나아지는 자신의 연기도, 허점도 눈에 밟혀 "하면 할수록 포기하지 못하는 무대"라고 한다.

"매 회마다 다른 관객의 반응, 희열과 깨달음의 연속이에요. 전하는 메시지는 항상 같지만 내 손짓, 발성, 눈빛 등 한 끗 차이로 호응이 다르고 그 차이가 눈앞에 바로 보이거든요.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 게 바로 연극이죠. 앞으로도 작품의 질만 좋다면 무조건 병행할 작정입니다."

연극뿐만 아니다. 서영주의 고집은 위안부 피해자의 비극을 그린 드라마 '눈길', 미성년자가 포함된 배우들의 파격적 성애 묘사로 '문제작'이라고 불린 영화 '뫼비우스'(감독 김기덕)를 택한 배경만 봐도 알 수 있다. '혹시 회사의 의도였나'라는 질문에 그는 "내가 고집부렸다"며 웃어 보였다.

"먼저 '눈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주제를 배우로서 '말'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꾸준히 사회적으로 대두된 문제잖아요. 공감을 나누고 싶었기에 흥행과는 상관없이 임하고 싶다고 어필했어요. '뫼비우스'는 저도 처음에는 '내가 못할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반쯤 포기했었어요. 내 그릇으로 담아내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김 감독님과 만나서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과 감정에 대해 물으니 설명해주시더라고요. 들어보니 이해가 갔어요. 그리고 제가 이 역할을 거절하면 10대의 소년을 20대 혹은 30대의 배우가 하게 될 것 같았어요. 10대인 나도 이런 연기를 해낼 수 있다는 것 표현하고 싶었죠.(웃음)"

▲ 배우 서영주가 연극 무대를 택한 이유를 전했다. 제공|화인컷엔터테인먼트
고집은 욕심으로부터 시작됐다. 잘 만들어 내고 싶은 욕구, 맡은 바 해내고 잘 쓰여지고자 하는 욕심이다. 시놉시스에서 설명하는 캐릭터의 설정과 배우가 나름의 해석, 항상 두 가지 모두 해내고 싶단다.

"한두 줄로 정의된 캐릭터의 본질은 확실히 지켜야 해요. 연출자의 의도잖아요. 그 이외의 역할의 맛을 살리는 것은 배우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때는 고집을 부려서 나름의 흐름을 넣어봐요. 그래서 역할 하나를 구상하고 만들어낼 때 짜증나고, 화가 많이 나는 편이에요.(웃음) '왜 이것밖에 생각을 못해내는 걸까' '더 좋은 표현방식이 분명 있을텐데'하는 답답함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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