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여회현이 '란제리 소녀시대' 손진을 대변했다. 제공|KBS2
[스포티비스타=이호영 기자] "손진을 나쁘다고 말하는 분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웃음)"

배우 여회현(23)은 지난 3일 종영된 KBS2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극본 윤경아, 연출 홍석구)에서 수려한 외모, 다정다감한 성격, 부유한 집안, 뛰어난 성격까지 뭐 하나 빠짐없는 '엄친아' 손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단점을 꼽자면, 우유부단한 사랑법이다.

극중 손진은 여고생 이정희(보나 분)의 첫사랑이었다. 위기에 빠진 그녀 앞에 백마 탄 기사처럼 나타나 여심을 흔들었다. 하지만 손진은 박혜주(채서진 분)를 향했다. 여기서 손진의 문제는 마음 없는 이정희에게도 지나치게(?) 친절하다는 점. 이정희의 고백을 확실히 거절하지 않았고, 박혜주에게 차인 후 오래도록 자신을 좋아해 준 이정희에게 호감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정희를 짝사랑한 채동문(서영주 분)의 시름은 깊어져만 갔고, 어느새 시청자는 손진을 '동문♥정희의 사랑을 방해하는 어장관리남'으로 인식, 악역이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 여회현이 손진을 대변(?)했다. 그는 손진을 그저 서툰 사랑을 하는 어린 소년이라고 설명했다.

▲ 배우 여회현이 손진은 그저 사랑에 서툰 소년일 뿐이라고 감쌌다. 제공|엘리펀트엔터테인먼트
"요즘 손진을 욕하는 분들을 만나면 대신 변명하게 되더라고요.(웃음) 방식이 서툴렀던 것은 인정하지만, 나쁜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 나이 때에 딱 맞는 사랑의 방식 아닐까요. 19살 소년의 순수하고, 계산 없는 사랑법이요. 나를 좋다고 말해주는 여자 동생의 호감을 혹여나 상처가 될까 단칼에 자르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고, 뒤늦게 진심을 깨우치고서는 사랑을 고백하는 것도 저는 이해가 됐어요. 상도덕(?)보다는 본능적인 감정에만 충실한 서투른 모습이잖아요.(웃음)"

이어 그는 '란제리 소녀시대'가 정희의 시점을 따라가는 작품이기에 손진의 사랑이 자세히 그려지지 않았을 뿐, 나름 연민 가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정희가 동문이와 손진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과 비슷한 맥락이기도 해요. 관점이 오로지 정희에만 맞춰졌고, 동문이가 워낙 멋지고 착한 녀석이라서 손진은 나쁘게 비춰진 거죠. 마지막을 보면 손진의 결말만 없어요. 혼자서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것이죠. 연기한 저로써는 마음 아팠어요.(웃음) 아마 지금쯤 원하는 대학교에 가서 순탄하고, 멋진 사랑을 하고있지 않을까요. 이번에 많이 배우고 성장했을 테니까요."

▲ 배우 여회현이 자신의 여동생에게는 손진을 소개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공|엘리펀트엔터테인먼트
만약, 실제 여회현의 여동생이 손진 같은 남자를 만난다는 가정하에서는 어떨까. 한참을 손진 감싸기에 열을 올리던 그는 "그건 안된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오빠로서는 정말 화 날 것 같은데요.(웃음) 죄송합니다. 말을 바꿔서, 제가 연기한 역할의 감정에 너무 공감했나 봐요. 아마 동생에게는 '널 좋아해 주는 남자인 동문이를 만나'라고 말할 것 같아요. 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남자도 만나보는 건 좋은 경험'이라고 현실적인 조언도 덧붙일 것 같아요. 그리고서는 손진에 대해 수소문하고 알아보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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