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경택 감독은 '희생부활자' 작업 중 스스로 한계를 느낀 순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제공|쇼박스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희생부활자’는 글을 쓸 때도 머리가 아팠고, 편집을 할 때도 머리가 아팠어요. ‘이게 내 한계인가’ 생각하며 스스로 바닥을 치는 순간이 서너 번 있었고요. 그 이전에는 ‘사랑’(2007) 엔딩 편집을 할 때 막막했던 적이 한 번 있어요.”

곽경택(51) 감독은 12일 개봉한 영화 ‘희생부활자’(감독 곽경택) 작업 중 스스로 바닥을 쳤던 순간을 언급했다. 그만큼 고심해 만든 작업물이다. 1년에 한 편씩은 작업하고자 했던 곽 감독이지만, ‘희생부활자’는 기획부터 개봉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투자됐다. 그 시간 동안 “머리가 아플”만큼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바닥을 쳤던 순간에는 “대부분은 술을 마시고” 정신을 다잡았다며, 곽 감독은 웃었다. 곽 감독은 특히 “술을 마신 다음 날, 쓰린 속을 부여잡고 일어났을 때 번쩍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더라”며 “(고민을 할 때) 누군가를 괴롭히기도 한다. 제작하는 후배 또는 와이프도 괴롭혔다. 괴팍을 떨었다”고 말했다.

곽 감독이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희생부활자’에 매료된 이유는 신선하고 독특했던 이야기 때문이다. ‘희생부활자’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후 진짜 범인을 심판하기 위해 살아 돌아온 사람인 RV(Resurrected Victims, 희생부활자)에 대한 이야기다. RV라는 생소한 소재는 박하익 작가의 소설 ‘종료되었습니다’에서 모티브로 가져왔다. 

곽 감독은 “소설을 절반만 읽고, 뒤의 이야기는 내가 갖고 있는 이야기로 채우는 게 낫겠다 싶었다”며 “시나리오를 쓰기 전 트리트먼트를 가지고 투자가 가능한지에 대해 알아보는 중이었다. 이야기를 하면 누구든지 RV를 찾아보더라. ‘내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는데 사람들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까?’ 싶더라.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니 세상에 해괴한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난다. 그래서 이 또한 충분히 일어날 수 있겠다 생각한 것 같더라. 그래서 이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희생부활자'는 RV라는 생소한 소재를 다룬다. 사진은 서진홍 검사를 연기한 김래원. 제공|쇼박스

RV를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고심한 부분은 “외국 사례와 어떤 차별성을 둬야 하나”였다. 곽 감독은 “RV는 좀비하고 다르다. 또 내게 좀비는 익숙하지 않은, 성장 과정 속에 없던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복수에 원한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귀신의 느낌이 맞겠다 싶었다. RV의 비주얼이나 동선 등은 귀신의 패턴을 따라갔다”고 설명했다. 

곽 감독은 ‘희생부활자’를 완성하는데 시행착오가 많았다고도 털어놨다. 곽 감독은 “편집과 모니터 시사를 반복했다. 거기서 나온 코멘트를 반영해 다시 편집도 이뤄졌다. 상업 영화감독으로서 책임감도 존재하기 때문에 귀담아들을 지적은 반영을 하기도 해야 했다”며 “CG 연계도 있었다”고 밝혔다.

시행착오의 시간은 약 3년이다. 곽 감독은 그 시간 동안 “기다리는 게 제일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희생부활자’를 진행하고 있더라도 계속 (다른) 작품 준비는 해야 할 게 아닌가. 그런데 안 되더라. 세 작품 정도가 엎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완성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곽 감독에게 관객들이 ‘희생부활자’를 보고 난 뒤, 이것 하나만은 꼭 알아줬으면 하는 게 있냐고 물었더니 “그저 영화를 보고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있으면 그대로 느꼈으면 좋겠고,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은 쓴소리로 댓글을 남겨달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건 또 다음 작품에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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