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튀니지전 취소로 급하게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의 스파링 파트너로 나선 모로코는 이번 친선 경기를 효과적으로 치렀다. 한국이 러시아와 경기한 날 홈에서 가봉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프리카 3차예선 5차전 경기를 치른 모로코도 이동 일정이 빠듯하고, 체력적으로 힘든 시점이었다. 모로코는 가봉전 3-0 완승을 이끈 선발 선수 11명을 모두 쉬게 했다. 교체 선수로 한국전에 뛴 주전 선수는 미드필더 유네 벨란다(갈라타사라이)와 풀백 아시라프 하키미(레알마드리드) 유일했다.
한국은 모로코 축구가 자랑하는 스타 선수를 보지 못했다. 가봉전에 3골을 몰아친 190센티미터의장신 공격수 칼리드 부타이브도 쉬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왓포드에서 스페인 라리가 레가네스로 임대 이적한 측면 공격수 노르딘 암라바트도 없었다. AS로마, 바이에른뮌헨을 거쳐 유벤투스에서 뛰는 수비수 메흐디 베나티아도 뛰지 않았다. 이 선수들 외에 주전 골키퍼와 주장 무바라크 부수파 등 팀의 중심을 잡는 선수들이 한국전에는 모두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로코는 강했다. 오히려 감독 에르베 르나르 감독의 눈도장을 받고, 흔치 않은 국가 대표 A매치 선발 출전 기회를 살리기 위해 젊은 후보 선수들의 열정과 분전이 놀라웠다. 라스팔마스의 주전 윙어 오사마 탄난은 10분 만에 멀티골을 넣으며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고, 헤타페 미드필더 파이살 파이르도 예리한 스루 패스로 경기의 젖줄을 열었다. 프랑스 청소년 대표에서 모로코 국가 대표를 택한 샬케04 미드필더 아민 아리트도 역습 공격 전개에서 돌파와 패스가 창조적이었다.
여기에 국내파 윙어 이스마일 하다드는 수차례 한국의 측면을 흔들었다. 하다드는 자신의 네 번째 A매치에서 후반 1분 데뷔골맛도 봤다. 전반전에 후보 선수를 내세운 모로코는 후반전에도 골키퍼 레다 타냐우티를 비롯해 선발로 나선 선수들보다도 경험이 적은 올림픽 대표 출신 수비수 바드르 불라후드, 모하메드 오나젬 등에게 A매치 데뷔 기회를 줬다.
이날 A매치에 데뷔한 레프트백 모하메드 나히리가 부상으로 빠져 주전 하키미가 갑작스레 교체 투입되었고, 후반도 중반이 넘은 시점에 벨란다가 들어온 것 외에, 모로코는 선발 명단을 기준으로 2진과 3진에 해당하는 선수를 점검했다.
모로코는 11월 월드컵 본선 티켓이 걸린 코트디부아르와 예선 최종전을 위해 주전 선수를 지키고, 내년 본선에 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경합할 젊은 선수들과 보결 자원에 기회를 줬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뛴 파이르의 경우 만 29세의 베테랑으로, 엘체, 데포르티보라코루냐를 거쳐 헤타페에 입단했다. 스페인 라리가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선수다. 이날 자신의 가치를 확인했다. 지난 9월 모로코 대표 자격을 얻은 아리트도 주전 경쟁에 뛰어들 실력을 보였고, 라스팔마스에서도 주전을 꿰찬 탄난의 활약도 르나르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모로코 입장에선 기분 좋은 승리였다. 모코로의 보결 선수들은 이 경기를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더 발전할 계기가 됐다. 모로코 스쿼드는 더 두터워졌다. 기술과 속도를 겸비한 모로코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북아프리카 돌풍을 일으킨 알제리를 연상케 했다. 한국은 모로코가 후반전에 조금 더 전력으로 달려들었다면 더 큰 점수차로 질 수 있었다. 세 번째 골키퍼 타냐우티의 실수 덕분에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 1-3 패배를 당한 것은 선방한 결과다. 모로코도 실험과 점검에 집중한 게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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