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기에서 D조 극장이 벌어졌다. 경기는 혼돈 그 자체였다. 선두 세르비아(18점), 2위 웨일스(17점), 3위 아일랜드(16점)까지 1점 차이로 팽팽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월드컵에 나설 팀이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였다. 웨일스는 홈에서 아일랜드보다 기회는 많이 잡았다. 전반과 후반 점유율이 더 높았고, 결정적인 찬스도 많았다. 경기는 한순간의 실수로 끝났다. 후반 12분 웨일스의 주장 애슐리 윌리엄스가 자기 진영에서 볼을 빼앗겼고 제프 헨드릭의 패스를 받은 제임스 맥클린이 마무리했다. 웨일스의 크리스 콜먼 감독은 벤 우드번과 샘 보크스를 잇달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아일랜드의 팽팽한 수비에 막혔다. 같은 시간 선두 세르비아가 승점 3점을 얻었고, 아일랜드는 극적인 2위를 확정하며 플레이오프행을 결정했다.

선두 세르비아도 안심할 수 있는 경기는 아니었다. 홈이었고 상대 조지아는 앞선 9경기에서 5무를 기록했지만 최근 웨일스와 경기에서 준수한 수비를 보였다. 세르비아는 전반 내내 몰아쳤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자칫 세르비아가 2위로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세르비아를 구한 건 알렉산다르 프리요비치다. 프리요비치니는 후반 29분 결승 골을 뽑아 세르비아의 자력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이탈리아의 경기력이 마지막까지 개선되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9차전 마케도니아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당시 경기력은 참혹했고, 같은 시간 알바니아를 3-0으로 물리친 스페인에 월드컵 본선 티켓을 내줬다. 이탈리아는 이미 플레이오프행을 확정했지만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알바니아를 상대로 개선된 경기력은 없었다. 전반부터 알바니아에 위협적인 슛을 여럿 차례 내줬다. 후반 28분 안드레아 칸드레바의 선제골이 그대로 결승 골이 됐다. 승리는 했지만 씁쓸한 이탈리아다.

2군으로 나선 스페인이 이스라엘 원정에서 고전했다. 헤라르드 피케와 다비드 실바가 경고 누적으로, 알바로 모라타, 안드레아 이니에스타, 티아고 알칸타라가 각각 부상으로 빠졌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이미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돼 있었기 때문에 후보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호나탄 비에라가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스페인은 점유율은 압도했지만 세밀한 플레이는 어려웠다. 전반을 득점 없이 보낸 스페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아고 아스파스를 투입하며 스리백으로 변화를 줬다. 이스코도 연이어 투입했다. 결국 후반 21분 아시에르 이야라멘디의 득점이 터졌다. 어려운 경기였지만 후보 선수에게 기회를 줬고 예선에서 무패(9승 1무)를 이어 가는데 의미를 둘 수 있는 경기였다.

아이슬란드가 기적을 이뤄 냈다. 코소보와 경기에서 길피 시구드르손의 1골 1도움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아이슬란드는 승점 19점, I조 선두를 확정하며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아이슬란드는 인구 33만 명의 작은 나라지만 유로2016에서 8강에 오르는 기적을 펼친 적이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엔 어떤 기적을 쓸지 기대된다.

크로아티아가 진땀을  뺐다. 크로아티아는 8차전까지 I조 선두를 달리다가 9차전 핀란드와 1-1로 비겨 비상이 걸렸다. 아이슬란드에 선두를 내줬다. 마지막 경기에서 우크라이나를 이기더라도 웨일스-아일랜드와 자신들의 결과에 따라 플레이오프행이 어려울 수 있었다. 유럽지역 예선은 A조부터 I조까지 9조 1위 팀이 본선에 진출을 하지만 2위 9개 팀 중 최하위 한 팀은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못한다. 하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아일랜드가 웨일스를 이겼고, 크로아티아가 우크라이나를 꺾으며 플레이오프행을 확정했다. 

[영상][러시아WC] '웨일스 탈락' 웨일스 vs 아일랜드 골장면, [러시아WC] '칸드레바 결승골' 알바니아 vs 이탈리아 골장면, [러시아WC] '이야라멘디 사이다 골' 이스라엘 vs 스페인 골 장면ⓒ스포티비뉴스 이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