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제프 맨쉽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패배를 모르는 사나이에서 위기의 남자로, NC 오른손 투수 제프 맨쉽의 정규 시즌 시작과 끝은 이렇게 극단적이었다. 개막 8연승으로 기세를 올리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2경기 5이닝 12실점이라는 오점을 남겼지만, 이제 다시 '몸값'을 할 차례다. 

NC 김경문 감독은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롯데 자이언츠와 3차전 선발투수로 맨쉽을 예고했다. 10일 2차전 선발 가능성도 있었으나 5일 SK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생긴 목 통증 때문에 3차전을 준비했다. 덕분에 5일 휴식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전반기였다면 맨쉽을 앞세운 NC의 우세가 예상됐을 터,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맨쉽은 지난달 15일 삼성전 4이닝 9실점에 이어 23일 LG전에서는 1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불안감을 안겼다. 마침 NC 마운드가 앞뒤 할 것 없이 흔들리던 시점이라 전반기 에이스 노릇을 하던 맨쉽의 부진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반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지난달 29일 넥센전 5⅓이닝 3실점으로 거둔 12번째 승리는 승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이 경기부터 맨쉽의 주 무기 투심 패스트볼이 살아날 기미를 보였다. 15일 삼성전에서는 피안타 9개 가운데 5개, 23일 LG전에서는 3개 모두 투심 패스트볼에서 나왔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나타났다. 

29일 넥센전에서 맨쉽은 3회 집중타를 맞고 3점을 빼앗겼다. 이 과정에서 빗맞은 안타, 불운한 결과가 적어도 2개는 있었다. 피안타 8개 가운데 투심 패스트볼을 맞은 건 2개. 5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는 90구를 던지면서 4이닝 투구에 그쳤다. 대신 피안타 5개 중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당한 건 2개였다. 투심 패스트볼의 비중에 비하면 많다고 보기 어렵다.  

더불어 포스트시즌 들어서 스트라이크 판정이 후해졌다는 점 역시 제구력 위주의 투구를 하는 맨쉽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오른손 타자 몸쪽을 찌를 때 투심 패스트볼을 주로 썼다면, 이제는 쓰임새를 넓히는 것도 가능하다. 

시즌 막판이니 체력이 떨어진 건 어쩔 수 없는 일. 긴 이닝을 단단하게 버티는 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6이닝 2실점보다 5이닝 무실점이 필요할 때다. 투심 패스트볼의 구위와 제구가 최근 페이스대로 올라온다면, 그리고 롯데전 강세가 자신감으로 이어질 수만 있다면 9월과 다른 결과도 기대할 만하다. 몸값을 생각하면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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