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시언은 그야말로 '열일' 중이다. 제공|비에스컴퍼니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우 이시언(35)은 그야말로 쉴 틈 없이 ‘다작’을 하고 있다. 올해만 ‘세가지 색 판타지-우주의 별이’ ‘맨투맨’ ‘엽기적인 그녀’ ‘다시 만난 세계’ 등의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MBC ‘투깝스’에 캐스팅돼 한창 준비 중이다.

올해만 바빴던 것은 아니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2009)로 데뷔한 이후 ‘닥터 챔프’(2010), ‘파라다이스 목장’(2011), ‘무사 백동수’(2011) ‘갈수록 기세등등’(2011) ‘더킹 투하츠’(2012)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연기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이시언이라는 그의 이름을 차근차근 알릴 수 있었던 기회였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데뷔작인 ‘친구, 우리들의 전설’이다. 이시언은 “‘데뷔’라는 줄을 잡기가 정말 힘들다”며 “줄을 잡은 뒤 손을 하나 더 올리는 게 낫다. 엄청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데뷔’라는 기회를 줬던 작품이기에 “고마운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해온 모든 작품들이 소중하고 중요했다는 이시언이지만 ‘응답하라 1997’(2012) 또한 잊을 수 없다. ‘응답하라 1997’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출발이기도 했고,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도 했다. 이시언은 이 작품 덕분에 확실하게 대중의 눈에 들었다. 하지만 이시언은 그 시기를 “그만둘까 말까, 생각을 많이 했던 시기”라고 했다.

늦은 나이 데뷔했던 이시언은 “나이는 먹어가지 뭔가 해놓은 것은 없지 고민이 많았다”며 “확실하게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연기를) 그만둬야 하나 생각을 많이 했던 시기”라고 밝혔다. 이어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다른 작품을) 못 할 수도 있잖나. 끝일 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 이시언은 '응답하라 1997'로 대중의 눈에 들었다. 왼쪽부터 은지원, 이시언, 이호원, 서인국. 제공|tvN

결과는 좋았다. 한 회당 30분 분량으로 제작됐던 ‘응답하라 1997’은 시청률, 화제성 덕분에 분량이 점차 늘었다. 큰 인기를 발판삼아 ‘응답하라 1994’ ‘응답하라 1988’ 등의 시리즈가 탄생하기도 했다. 특히 케이블채널 tvN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왔다. 이시언에게도 좋은 결과를 안겨줬다. ‘이시언’이라는 이름을 알릴 수 있었고, 조금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이시언은 “여러모로 고마운 작품이다. 나를 써준 것도 고맙다”며 “원래 방성재 역은 내 것이 아니었다. 마지막에 된 거다. ‘응답하라 1997’ 스크립터였던 신은혜라는 친구가 나를 추천해줬다더라. ‘파라다이스 목장’을 같이 했는데, 그때 내가 매니저도 없이 혼자 오가는 모습을 좋게 본 모양이다. 추천을 해줬다더라”고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응답하라 1997’ 이후로는 더 바빠졌다. 미니시리즈, 단막극, 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최근에는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 ‘더블유’(2016) 등의 작품을 만나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고, 예능 프로그램 ‘씬스틸러-드라마 전쟁’ ‘나 혼자 산다’ 등으로 사랑받는 배우가 됐다.

고민은 있다. 이시언은 주로 감초 역할을 도맡았다. 다른 인물을 연기하고 있지만 비슷하다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지적에 이시언은 “배우로서 조금 더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도 “그것을 잘하니까 계속 주어지는 거라 생각한다. ‘내가 이것밖에 안 돼’가 아니다. 조금씩, 조금씩 다른 부분도 시켜주시더라”고 답했다.

이시언은 “그래서 ‘다시 만난 세계’에서 좋았던 것 같다. 별거 아니지만 형사라는 인물을 연기했다. 형사는 처음 해보는 거였다”며 “형사로서 진중해야 하는 장면들도 있었고, 그런 것을 연기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던 거 같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어 해 보고 싶은 것으로는 ‘진중한 로맨스’를 꼽았다. 이시언은 “빨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나이를 먹으면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 이시언. 제공|비에스컴퍼니

이시언의 또 다른 고민은 ‘내려가는 것’. 이시언은 “데뷔했을 때는 연기가 정말 하고 싶었다. 돈이 없어도 마냥 좋아했다. 다른 연기자들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그런데 언젠가부터 예전에 나 같은 애들이 보이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제 돈도 조금 생겼고, 인지도도 조금 생겼다. 그러다 보니 내려갈 걱정이 먼저 되더라”며 “언젠가 내려가겠지 싶다. 옛날에는 그런 게 아예 없었다”고 했다.

이시언은 특히 “‘연기’가 ‘직업’이 돼가는 것 같더라”며 “물론 직업이 아닐 수는 없다. 다들 즐기면서 하라고 하지만, 그건 마음이 넓은 사람들의 입장인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직장이라고, 직업이라고 해서 자신이 하는 것을 하대하지는 않잖나.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걱정이 많아진다는 거다. 마냥 즐기기에는 벌려 놓은 것도 많다”고 덧붙였다.

“극복하는 방법이요? 그냥 열심히 잘하자예요. 무조건 잘해야 할 수밖에 없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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