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장미관이 호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KBS2 화면
[스포티비스타=이호영 기자] 배우 장미관이 '맨홀'의 뜬금없는 장르 변환에도 불구, 호연을 펼치고 있다.

최근 KBS2 수목드라마 '맨홀'(극본 이재곤, 연출 박만영 유영은)은 주인공 봉필(김재중 분)이 일주일 뒤 예고된 28년 짝사랑 수진(유이 분)의 결혼 소식에 낙담하다 우연히 맨홀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시간 여행을 그린 드라마다. 유쾌한 타임슬립 여행기를 전반에 내세우고 남녀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더한 작품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맨홀'의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첫회 3.1%(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후, 평균 1%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제작진은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 스릴러라는 장르 변환을 시도했다. 지난 7일 방송된 10회 분부터 박재현(장미관 분)의 반전이 그려진 것이다. 극중 박재현은 여주인공 강수진(유이 분)의 약혼자다. 외모, 학벌, 직업, 성품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인물이었다.

착하고 선량한 캐릭터로 비쳤던 그는 강수진이 유학을 준비하자 돌변했다. 알고 보니 폭력 전과에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이코 범죄자였던 것이다. 스토킹을 시작하고, 진상 손님을 폭행하기도 했다. 봉필(김재중 분)은 이 사실을 알아채고, 강수진을 구해내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급작스러운 장르 변환은 기존 시청자에게 다소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극중 스릴러 중심에 있는 장미관은 선량한 동네 약사와 소름 돋는 사이코 패스의 상반된 표정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호연을 펼쳤다. 그의 연기가 작품 전개 사이에서 단단한 이음새 역할을 해낸 것이다. 등장하는 순간부터 몰입하게 되는 그의 디테일한 표현력은 분위기를 압도, 캐릭터 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덕분에 로맨틱 코미디는 스릴러로 별 탈 없이 흘러갔고, 시청률도 함께 상승했다. 21일 14회 시청률 2.6%를 기록, 지난 방송분보다 0.7% 오른 수치다.

장미관의 섬뜩한 사이코패스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작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미스터리 가면남으로 등장, 선악을 넘나드는 반전 연기로 크게 호평받았다. 두 번 만의 범인 역할로 '스릴러 루키' '범인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얻어낸 것이다.

괴물같은 신인 장미관의 맹활약은 '맨홀'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역대 지상파 드라마 최악의 성적이라는 악평으로 구겨진 '맨홀'의 체면을 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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