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혜는 최근 종영한 '조작'에서 서나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제공|다인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우 박경혜(24)는 한 걸음씩 차근차근 내딛고 있다. ‘파주영농조합여직원’ ‘간호사’ 등 이름조차 붙지 않았던 작은 단역들을 거쳐, 이제는 한 인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폭넓게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박경혜는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조작’(극본 김현정, 연출 이정흠)에서 애국신문 기자 서나래 역을 맡아 시청자들과 만났다. 애국신문은 주인공 한무영(남궁민 분)이 소속된 언론사로, 서나래는 한무영을 도와 다양한 사건들을 접했다.

박경혜가 바라본 서나래는 “지성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고, 똑부러지며, 허를 찌르는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다. 주요 서사를 이끌었던 한무영이나 권소라(엄지원 분), 이석민(유준상 분) 등에 비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 보일 기회가 적었지만, 박경혜에게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하나의 인물을 오래 만나고, 또 오래 호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1년 영화 ‘애드벌룬’으로 데뷔한 박경혜는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2013), ‘빅매치’(2014), ‘장수상회’(2014)를 비롯해 드라마 KBS2 ‘앙큼한 돌싱녀’(2014), MBC ‘야경꾼 일지’(2014) 등 작품에 단역 혹은 조연으로 출연했다. ‘파주영농조합여직원’ ‘꼬마요정’ ‘일진 소가럼리’ 등의 작은 배역이었다. 하지만 박경혜는 점차 넓혀나갔다. 올 초 종영한 tvN ‘도깨비’에서는 작은 배역이었지만 ‘처녀귀신’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조작’에서는 서나래라는 인물로 긴 시간을 함께했다.

박경혜는 “한 캐릭터를 오래 만나면서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인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다. 넓게, 깊게 표현할 수 있는 부분도 좋았다. 그게 조금씩 커지는 것이어서 흥미롭다”고 뿌듯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단역도 확실한 캐릭터가 있지만, 다양한 상황에 등장하지 않으니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반면 오래 만날 수 있는 캐릭터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조작’ 서나래가 그랬다. 서나래는 사건 현장 또는 애국신문 사무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등장했다. 박경혜는 “다양한 상황에서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극 중 해머로 맞을 뻔한 적도 있었고, 경운기를 몰고 쫓아가는 경우도 있었다”며 작은 배역일 때는 표현할 수 없었던 것들을 마음껏 시도해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박경혜. 제공|다인엔터테인먼트

물론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박경혜에게 매 순간은 배움의 연속이었다. “선배들과 함께하는 현장에서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나의 액션에 대한 리액션 등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그중 하나는 극 중 애국신문 사주 양동식을 연기한 조희봉의 연륜이다. 박경혜는 “극 중 경찰서에서 4일 정도 갇힌 장면을 찍을 때가 있었다. 4일 동안 갇혀 있으면 머리를 감지 못했을 거고, 냄새가 났을 것”이라며 “희봉 선배가 내 머리카락에 맞을 때 냄새 때문에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으셨더라. 그런 순간적인 캐치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조희봉을 비롯한 다양한 선배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는 박경혜는 “작은 것들이 모여서 큰 깨달음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매 현장, 매 신에서 선배들을 만나고 부딪히면서 전혀 몰랐던 새로운 것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며 “기술적인 것도 있고 정서적인 것도 있다. 그런 깨달음이 쌓였던 시간”이라고 ‘조작’과 함께한 시간을 돌아봤다.

박경혜는 ‘도깨비’에 이어 ‘조작’까지, 아주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인물을 확장해가는 기쁨도 맛봤다. 그래서 그는 올해를 ‘덕해’라고 칭했다. 박경혜는 “덕을 많이 받은 한 해다. 좋은 작품을 만났고, 좋은 작가님, 감독님, 선배들을 만났다”며 “두 작품 모두 그랬던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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