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윤선우가 '다시 만난 세계'에서 연기한 성영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제공|935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성영준의 결말이 어땠으면 좋겠냐고요? 바로잡기를 바라요. 그리고 행복해졌으면 해요.”

배우 윤선우(32)는 SBS 수목 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 성영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극 초반, 12년 만에 다시 돌아온 형 성해성(여진구 분)을 모르는 사람 취급하던 그 모습 또한 연민했다. 성영준에게도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었고, 또 이를 받아들인 윤선우는 애틋한 마음으로 성영준을 연기하고 있다.

성영준은 성해성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었다. 부모님의 재혼으로 형제가 됐지만, 살뜰히 가족을 보살폈던 형에 대한 기억은 남아있다. 하지만 성해성이 살인자라는 누명을 쓰며 죽고 난 뒤, 동생들을 나 몰라라 한 채 홀로 살아왔다. 특히 불우한 가정환경 탓인 걸까, 버젓한 집안의 아들이라고 속인 채 여자친구를 만났다. 한 번 시작된 거짓말은 자꾸만 커져갔다. 불쌍하기까지도 한 그 모습에, 성영준의 결말이 어땠으면 좋겠냐고 물으니 “(잘못 또는 거짓말을) 바로잡기를 바란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성영준은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이에요. 나쁜 사람은 아니죠. 하지만 어떤 사건들이, 어떤 생각들이, 트라우마가 돼 영준이를 사로잡고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요. 한 번의 잘못을 덮기 위해, 부정하기 위해, 계속해서 잘못을 저지르는 인물 같아 보이더라고요.”

그렇다면 성영준이 가족을 외면하게 만든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윤선우는 “여러 가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어찌 됐든 시발점은 양경철이 죽었던 ‘미술실 살인 사건’이었을 것”이라면서 “영준이가 범인이건 아니건, 이 사건은 영준이 삶에 큰 영향을 미쳤을 거다. 그래서 아마 혼란스러웠을 거고, 죄책감도 있었을 거다. 영준이에게 트라우마처럼 남아있을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 설명했다.

“만약 영준이가 범인이라면 살인을 저질렀다는 트라우마가 있을 거예요. 범인이 아니라면 ‘나 대신 형이 살인을 했다’ ‘그리고 형이 죽었다’ ‘내가 형에게 상관하지 말라고 소리치지만 않았다면, 아마도 웃어넘겼다면 형은 그러지 않았을 텐데’ 이런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래서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었을 거고, 대인관계가 원활하지 않았을 거고, 거리를 두는 성격이 됐을 거 같더라고요.”

▲ '다시 만난 세계' 윤선우. 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죄책감을 안고 있더라도 그 이후의 선택지는 분명 다양하다. 죄책감 때문에 오히려 가족을 끌어안고 나아가는 것, 그리고 극 중 성영준처럼 가족을 멀리하는 것 등. 윤선우는 “영준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한다면, 영준이는 가족들 얼굴을 계속 보게 되면 (사건)에 사로잡히게 될 거고 부정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을 거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가족을 보지 않으면서 ‘내 탓이 아니다’라고 스스로 합리화시키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성영준의 이러한 모습은 처음과 달랐다. 윤선우가 처음 성영준을 마주했을 때는 “강하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성격도 굳건하고, 자기 신념을 밀고 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극이 점차 진행되고, 성영준의 행동을 하나씩 들여다보니 처음의 생각이 바뀌었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윤선우는 “고민하는 모습도, 괴로워하는 모습도 보이고, 누군가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보이더라”며 “이 친구의 속은 따뜻할지도 모르겠다. 겉으로 강한 척하지만 속은 연약한 것 같았다. 그러면서 조금씩 영준이를 연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성영준을 연민하게 된 윤선우는 그의 행복까지 바랐다. 극 중 성영준은 성해성, 성해철(곽동연 분), 성영인(김가은 분), 성수지(김혜준 분)와 남매지만, 가족을 멀리하고 있는 중이기에 함께 만드는 신이 몇 없다. 나머지 배우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지만 성영준만 그렇지 않다. 

이에 윤선우는 “가족들이 옹기종기 뭉쳐 있으면 저도 저 자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부럽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랑 붙는 신이 많지 않았지만, 가끔 만나도 친근하더라. ‘가족’이어서 그런건지”라며 “저 사이에서 행복해지고 싶더라. 영준이도 그렇게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모습은 전작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다르다. 윤선우는 ‘달의 연인’에서 9황자 왕원 역을 맡아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왕원은 ‘다시 만난 세계’ 성영준과 달리 ‘얄미운’ 인물이었다. “그때 욕 많이 먹었다”는 윤선우는 “최근 기사 댓글에서 얄미웠던 9황자를 기억해주는 분들이 몇 있더라. 감사하다”고 웃었다.

윤선우가 비교한 ‘달의 연인’ 왕원과 ‘다시 만난 세계’ 성영준의 성격도 들을 수 있었다. 윤선우는 “‘달의 연인’ 때는 감초 같은 인물이었다”며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을 하려고 했다. 코믹하기도 하고, 깐죽거리기도 하고”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사건 중심인물 중 하나이기 때문에 흐름에 방해되지 않게 노력하고 있다”며 “사실 왕원은 계략을 많이 썼다. 지금은 계략을 쓰지는 않는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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