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은 지난 8월 27일 종영된 KBS2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극본 이정선, 연출 이재상)에서 주연 안중희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쉽지 않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극중 안중희(이준 분)가 아버지라고 믿고 따른 이윤석(김영철 분)이 알고 보니 친부의 신분을 사용해온 가짜 아버지였다. 쉽지 않은 상황 설정 속 배신감에 복받치는 연기를 해야 했다.

멜로 연기는 처음이었다. 이준은 '정글피쉬2' '아이리스2' '갑동이' '미스터 백' '풍문으로 들었소' '뱀파이어 탐정' '캐리어를 끄는 여자', 영화 '배우는 배우다' '럭키' '닌자 어쌔신' 등으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대부분이 인상 강한 개성파 캐릭터들 뿐이었던 것이다.

이준은 자신의 부담을 덜어준 일등공신으로 김영철과 정소민을 꼽았다. 김영철은 카메라 밖에서도 함께 울며 이준과 호흡했다. 정소민은 멜로 연기에 처음 도전하는 이준에게 최적의 상대 배우였다고 한다.

이준은 이번 작품 중 안중희(이준 분)가 이윤석(김영철 분)에게 "아버지 행세 말라"며 배신감에 치를 떠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고 꼽았다.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은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감정이었다. 몰입이 정말 힘들었다. 빨리 폭발해야 한다는 압박이 몰려왔다. 그때 카메라 밖에 김영철 선생님과 눈이 마주쳤다. 나만 나오는 단독샷이었는데 함께 울고 계시더라. 호흡 맞춰주려는 마음이 전해져 감정이 복받쳤다."

"유독 김영철 선생님과 붙는 신이 많았다. 당연히 나는 잔뜩 얼어있었다.(웃음) 하지만 처음 뵙고 함께 촬영하는 날부터 한시름 놨다. 까마득한 나를 굉장히 잘 이끌어줬다. 나에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전혀 상관없다'며 믿어주셨다. 내가 대본에 나온 감정과 다른 연기를 하더라도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공감해줬다. 수십 년을 연기한 선배의 눈에는 분명 허점 투성이었을 텐데 끝까지 믿어주시더라. 이번 작품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 "정소민은 대본 리딩 때부터 러블리했어요.(웃음)"

이준은 상대 배우가 정소민이었기에 자신의 첫 멜로 연기 도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체 대본 리딩을 위해 모인 날 정소민을 보자마자 '잘 하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나는 식은땀만 흘리고 앉아있었다.(웃음) 정소민은 능숙하게 잘하더라. 목소리가 저 멀리서 들리는데 벌써부터 러블리하게 잘 살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니 주고받기 편하게 많은 배려를 해주더라. 내가 보여주고자 마음먹은 멜로 연기 스타일과 비슷했다. 정소민에게 질문도 굉장히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상대방을 편하게 친절히 답해줬다. 덕분에 굉장히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