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공형진은 '로마의 휴일' 촬영장에서 후배들을 잘 챙기고자 노력했다. 제공|전망좋은영화사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배우 공형진(48)은 영화 ‘로마의 휴일’(감독 이덕희) 촬영 당시 120여 명의 조연 배우들을 잘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앞선 제작보고회, 언론시사회 등에서 임창정과 정상훈의 증언이 잇따랐다. 공형진은 촬영 현장에서 조연 배우들과 어울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공형진은 최근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창정은 작품을 이끌어 가는 자리가 컸고, 정상훈은 당시 JTBC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촬영을 병행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며 “그 안에서는 (내가) 제일 선배였고 형이고 오빠였다. 그 친구들을 제작진이 챙긴다고 하겠지만 분명 힘들고 불편한 점이 많았을 거다. 한 식구가 됐으니까 그들도 ‘챙김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공형진이 연기를 시작할 무렵, 지금의 자신과 같은 선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공형진은 “혼내는 선배는 있었지만 나처럼 챙겨주는 선배는 없었던 것 같다”며 “물론 그때와 지금의 시대는 다르다. 당시는 경직된 분위기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 오히려 오지랖 떠는 나 같은 놈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공형진은 이어 “나 같은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면서 “현장에서 그런 친구들(조, 단역)과 합의일체가 돼서 ‘으쌰으쌰’한다면 작품이 조금 더 윤택해지는 거고, 현장 분위기도 좋아지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공형진이 ‘챙김을 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아픔 등을 보듬어주거나 크게 세심한 배려를 하는 게 아니다. 그저 아주 조금의 관심과 따뜻한 말 한마디다. 그는 “촬영 할 때가 추운 겨울이었는데, 촬영 때는 겉옷을 벗고 있잖나. 촬영 쉬는 시간에 옷을 입으라고 말해준다거나 하는 일 등”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촬영을 하고 있을 때 밥차가 왔다면 제작부장에게 애들 먼저 먹이라고 이야기해준다. 그럼 그 친구들은 눈치를 보고 있다가 먹으러 가고 그런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사람’인 것 같다는 말에는 손사레 치며 “합리적인 것”이라고 했다.

▲ '로마의 휴일' 인질 역으로 등장한 배우들(위)과 공형진. 제공|전망좋은영화사

후배들에 대한 칭찬도 아낌없었다. 선배나 후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공형진은 “티는 내지 않지만 (그들의 연기를 보며) 절망적일 때도 있고 행복할 때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의 연기는 또 다른 욕구를 탄생시키는 동기부여가 된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저들과 함께 연기를 하는 날이 올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형진은 감탄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는 후배로 하정우, 조진웅, 여진구를 꼽았다. 공형진은 특히 여진구에 대해 “내 아들과 또래인데 ‘얘는 뭐지’ 싶을 정도(로 연기를 잘한다)”라고 말했다. 젊은 연기자들의 젊음이 부럽지 않냐고 묻자 “저 나이 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면서도 “그 친구들은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시간이 훨씬 많이 남았을 것에 대한 기대와 부러움은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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