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토스(왼쪽)과 김민우. 결승골을 합작한 두 사람이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수원, 조형애 기자] 연장 후반 10분. 빅버드가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을 가른 완벽한 그 한 번의 크로스, 그리고 터진 결승 골. 골의 지분을 따진 다면 꽤 가져가야 할 김민우(27)다.

수원 삼성은 9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광주를 2-1로 꺾었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막판과 연장 막판 산토스의 골이 터지면서 역전 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이기긴 했으나 수원이 꽤 고전한 경기였다. 특히 전반 초반에는 강하게 나오는 광주에 당황한 듯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후반 들어서도 지지부진했던 경기는 한 선수의 투입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김민우다. 김민우는 쉴 수 없었다. 존재 유무가 경기력 차이로 이어지니 내보낼 수 밖에 방법이 없는 수원이었다.

스리백에서 측면 공격은 필수다. 늘 서정원 감독도 "공격으로 나갈 때 측면 선수들이 활발하게 살아줘야 경기를 잘 풀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날 수원의 측면 공격은 힘을 쓰지 못했다. 오른쪽에서 제 몫을 해주던 고승범도 왼쪽으로 자리를 옮기니 그 위력이 떨어졌다.

▲ 수원 삼성의 만세 삼창 ⓒ대한축구협회

후반 13분 그라운드에 들어선 김민우는 왕성할 활동량을 바탕으로 광주를 위협했다. 그제서야 측면 공격 루트가 살아난 듯 했다.

빛을 발한 건 연장 후반 나온 천금 같은 크로스 장면이다. 슈퍼매치를 단 3일 앞두고 주축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예상보다 커진 상황. 설령 지기라도 한다면 타격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5분을 남기고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라졌다.

연장 후반 10분 광주 수비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걷어낸 볼이 멀리 가지 못하고 떨어지자 김민우가 재빨리 볼을 쫓았다. 이후 한 번의 속임 동작으로 상대 수비를 떨쳐내고 측면 빈공간을 내달린 뒤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을 향한 낮고 빠른 크로스에 산토스가 발을 가져다 대자 그대로 골문을 향해 빨려들어갔다.

구단 역사상 FA컵 최고 성적을 써내려가던 광주는 고개를 떨궜다. 김민우의 크로스를 막기에 막판 광주의 집중력은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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