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연서. 제공|이매진아시아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겁나서 피하면 아예 없었던 일이 되잖아요. 도전하면, 실패할 수 있지만 남는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엽기적인 그녀’ 같은 경우에는 출연하지 않았다면 논란을 피해갈 수 있었겠죠. 하지만 얻는 게 없었을 거예요. ‘경험’에는 값진 뭔가가 뒤따라요. 그런 게 저를 도전하게 만드는 것 같고요.”

‘겁이 많다’고 자신을 표현한 오연서(30)지만, 그의 발걸음 하나하나에는 ‘도전’이 깔려있다. 걸그룹으로 데뷔해 연기자로 전향, 오디션을 보고 배역을 얻고, 남들은 두려워하는 색다른 연기에도 달려들었다. 지난달 종영한 SBS ‘엽기적인 그녀’(극본 윤효제, 연출 오진석) 또한 제작 단계부터 각종 논란에 휘말렸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주인공으로 나섰다. ‘정면돌파’, 오연서 만의 방식이다.

오연서가 ‘엽기적인 그녀’에서 연기한 혜명공주 배역의 주인공은 당초 대국민 오디션으로 선발할 계획이었다. 배우 김주현이 오디션에 합격, 주연 자리를 꿰찼지만 돌연 하차하게 됐다. 최종적으로 혜명공주 역을 받아든 것은 오연서였다. 

캐스팅 논란은 여기서 끊이지 않았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좌의정 정기준(정웅인 분)의 외동딸 정다연을 연기한 김윤혜 또한 김주현과 마찬가지로 오디션에 임했던 연기자다. 김윤혜는 오디션으로 혜명공주 역에 지원했지만, 김주현의 하차 그리고 오연서의 캐스팅 이후 서브 여주인공 자리를 꿰차 한동안 논란됐다. 

오연서는 “분명 논란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며 “제작발표회 때 말씀드렸던 것처럼 모든 상황이 정리가 된 뒤에 혜명공주 역 제안이 온 거였다. PD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엽기적인 그녀’가 정말 재밌을 것 같았다. 재기발랄하고 신선하고, 처음 시도하는 장면들도 많았기 때문에 호기심도 있었다. 고민도 하고 고사도 했지만, 그럼에도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연서는 이어 “많은 분들이 ‘도전 정신이 강한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 지금까지 연기한 인물들도 평범하지 않았다”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겁이 많다’고 답한다. 다들 놀란다. 놀이기구도 못 타고, 공포영화도 못 본다. 평상시에도 겁이 많다. 어떤 것을 결정할 때는 더욱 그렇다. 생각이 많아진다”고 차분히 속내를 꺼냈다.

그는 “하지만 겁나서 피하면 아예 없었던 일이 되잖나. 실패를 하더라도 성숙해질 수 있다. 그런 게 나를 도전하게 만드는 것 같다”면서 “사실 어렸을 때는 겁이 더 많았다. 오디션을 보러 가도 ‘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여기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날 어떤 사람으로 생각할까’ ‘연기를 보여주려면 망가져야 하는데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하다 보니까 아무것도 되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경험들에서 많이 깨달았다. 내가 도전을 해야,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각이 넓어진다. 말숙이로 이름을 알리게 되면서 초반 이미지는 새침하고 자기밖에 모르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작품이 ‘왔다 장보리’다. 그리고 사극도 해보고, 그다음에는 ‘국가대표’를 하면서 보이시한 배역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보여주지 않으면 모른다. ‘돌아와요 아저씨’에서 한홍난을 했기 때문에 ‘엽기적인 그녀’를 할 수 있었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오연서. 제공|SBS

거침없이 도전하는 것 같은 오연서지만 고민은 늘 따른다. ‘엽기적인 그녀’ 촬영 때도 마찬가지였다. ‘엽기적인 그녀’는 사전 제작 드라마로 지난해 늦여름부터 촬영을 시작했고, 해를 넘겨 올 초 종료됐다. 

오연서는 “촬영 기간이 워낙 길다 보니까 오랜만에 현장에 가면 어색하기도 했다. 3개월 집중해서 찍는 게 아니라 어쩔 때는 일주일 넘게 쉬어본 적도 있다”며 “즉각적인 피드백이 없으니 연기를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더라. 나와 싸우는 시간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사실 연말이나 해가 넘어갈 때는 고민이 많잖나. 딱 그 시기여서 더 그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쉼 없이 고민하고 연기하고 달려온 오연서는 잠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최근 영화 ‘치즈인더트랩’ 촬영까지 모두 마친 상태. 오연서는 “‘국가대표’ 때부터 너무 일만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려 노력 중”이라고 웃으면서 “오랜만에 천천히 생활하고 있다. 지금은 즐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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