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 제공|쇼박스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베테랑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28년 경력에 걸맞은 예리한 시선을 지녔다. 나이스한 태도로 연신 너털웃음을 지어 대며 호탕하게 뱉은 그의 말에는 디테일이 존재했다.

그에게 송강호는 말 한마디 안 통하는 다른 나라 사람이었지만 배우로서 지닌 강점을 단박에 꼽아 설명했다. 각국의 촬영 현장을 경험해본 배우답게 우리 영화 촬영 현장의 상황을 파악했고, 타인에 빗대 본인의 이미지를 평가하는 눈은 예리하게 빛났다. 

최근 영화 '택시운전사' 홍보를 위해 국내를 찾은 토마스 크레취만을 만났다. 함께 호흡을 맞춘 송강호부터 국내 촬영 소감, 그리고 직접 말한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은 송강호를 '판타스틱한 배우'라고 말했다. 함께한 동료를 위한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그는 제대로 된 대화 몇 마디 나누지 못한 송강호와 느낌으로 통했다.

"송강호는 탁구 하듯 리듬을 타며 상대와 주고받을 줄 아는 유연한 배우다. 의사소통이 안 되는 나와 느낌으로 교감했다."

그는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어 대사 대신 송강호의 감정 변주에 집중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송강호는 연기할 때 감정의 전환이 매우 빨라 놀라웠다. 가볍고 유머러스한 코믹 연기를 하다가 일순간 몰입해 묵직하고 진중한 감정을 끌어올린다"며 칭찬했다.

▲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 제공|쇼박스

# 한국의 영화 촬영 환경

토마스 크레취만은 독일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다. 1989년부터 독일 TV시리즈에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피아니스트'.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킹콩', '원티드', '레지던트이블' 시리즈 등으로 미국 할리우드에서도 활약했다.

그는 "어딜 가든 그 나라의 영화 촬영 환경에 대한 느낀 점을 묻는다. 관심 가질 수 밖엔 없다(웃음)"고 고충 아닌 고충을 털어놨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한국 촬영 환경의 제한적 상황에 안타까워했다. 

"한국은 전반적 촬영이 날씨에 따라 민감하게 급변한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300km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했다. 그런 과정이 지속되면 스케줄은 바뀌고 기간도 늘어나 비용이 분명 발생한다. 세트에서 상호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치며 연기할 때에 비해 배우로서 에너지 소모도 크다는 것을 체감했다."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는 나치군인, 외국인 전문 배우라는 흔치 않은 두 개의 별명을 지녔다. 이런 자신의 이미지를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빗대 설명했다.

"배우는 맡은 역할에 맞게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다행히도 나는 조금 더 쉽게 역할의 이미지가 입혀지는 편이다. 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어느 작품에서나 누가 봐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난 아무리 길거리를 돌아다녀도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한다. 주어진 캐릭터의 느낌을 따라가고 보는 이들도 그렇게 느낀다면 배우로서 참 고맙고 다행이다."

한편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 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토마스 크레취만은 독일 공영방송의 아시아 특파원으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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