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 제공|쇼박스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피터의 체취를 맡고 감정선을 따라가며 연기했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출연한 토마스 크레취만이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그려낼 때에 느낌을 표현한 말이다. 극중 토마스 크레취만은 독일 공영방송의 아시아 특파원으로 분했다. 그날의 광주를 취재해 전 세계에 5.18의 실상을 알린 실존인물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를 모티브로 했다.

토마스 크레취만(55)은 최근 진행된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처음 대본을 읽어보고 감명 깊어 장훈 감독을 집으로 초대했다. 이틀 동안 이 작품을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5. 18 민주항쟁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장 감독에게 관련 자료를 받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공부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낯선 타국의 생소한 역사 속 인물인 위르겐 힌츠페터를 정의롭고 인간을 존중하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역사책에 등장하는 위인이 아니다. 실존했지만 그의 성격을 고스란히 서술해놓은 자료도 부족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택시운전사'가 다큐멘터리가 아니었기에 위르겐 힌츠페터의 성격을 그대로 모방해 담을 필요 없었다는 것. 그는 "오히려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편하고 자유로웠다"고 말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동영상 속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그는 "남겨진 자료에서 힌트를 얻었고 그의 체취를 맡고 감정선을 따라가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 제공|쇼박스
토마스 크레취만은 "'택시운전사'를 함께하게 된 것, 위르겐 힌츠페터로 분한 것이 영광스럽고 행운이었다"며 기뻐했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라는 이유였다.

"배우로서 이런 중요한 역사 소재의 영화에 참여하는 것은 다양한 측면에서 이점을 가진다. 역사물은 흥미로운 사건과 인물이 있어 더 재밌기도 하다. 영화를 촬영하는 것도 역사와 삶의 일부가 된다. 많은 것을 습득하고 나의 삶은 더욱 풍부해진다."

28년의 연기 경력을 가진 베테랑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택시운전사'를 통해 배우로서의 한계에도 부딪혔다. 언어 장벽, 낯선 사람들과 생소한 문화 탓에 생기는 감정소비는 물론, 한여름 무더위 속 강행군으로 인한 체력소모까지 그에게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 또한 배울 점으로 꼽으며 긍정했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어릴적 부터 '사람은 세상을 배워갈수록 많은 걸 모르고 살았단 사실을 깨우친다'는 진리를 교육받으며 자라왔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이 말을 다시 한번 되뇌고 가슴에 새겼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역사 속 고마운 이방인을 연기해달라는 제안에 흔쾌히 동의, 알맞게 녹아들어 준 외국인이다. 끝으로 한국인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묻자 "한국 사람들에게 이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깊이 공감했다. 뜻깊은 주제 속 인물을 연기한 만큼 거슬리지 않게 적절히 연기했다는 평이면 된다. 이런 작품에 나라는 배우가 한몫 기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겸손히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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