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하. 제공|매니지먼트 AND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연기밖에 모르는 ‘연기 바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법하다. 동하(25)는 끊임없이 연기에 대해 고민했고,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지금’을 모두 연기적인 것으로만 봤다. 일찍 데뷔해 활동한 것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1년이라도 더 연기를 할 수 있어서 행복’이라고 씩 웃기까지 했다.

동하는 지난 3월 종영한 KBS2 ‘김과장’(극본 박재범, 연출 이재훈)에 이어 최근 종영한 SBS '수상한 파트너‘(극본 권기영, 연출 박선호)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김과장‘에서는 푼수 같은 면이 있는 박명석으로, ’수상한 파트너‘에서는 반전 과거를 지닌 정현수로 대중과 마주했다.

동하는 ‘김과장’ ‘수상한 파트너’로 ‘반짝’ 뜬 배우가 아니다. 동하는 오랜 시간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하며 연기자로서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지난 2009년 KBS2 ‘그저 바라보다가’로 데뷔한 이후 ‘쓰리데이즈’(2014) ‘라스트’(2015) ‘뷰티풀 마인드’(2016)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또래 연기자들에 비해 확실히 오랜 경험을 자랑하는 그는 “연기를 먼저 시작했고, 연기라는 것을 죽기 전까지 한 건데 또래 배우들보다 몇 년 더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복을 누린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하는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 1년이라도 더 할 수 있는 거잖나”라며 “빨리 죽거나 하면 어쩔 수 없지만, 더 오래 연기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다. 하지만 일찍 시작했다고 해서 연기적인 스킬이나 노하우가 다른 사람보다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동하의 바람은 그저 “연기만 잘할 수 있으면”이다. 그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거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해서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사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더 욕심도 나지 않고, 지금처럼만 이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 연기만 계속할 수 있으면 된다”고 했다. 

맹목적으로 연기를 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은 뭘까. 동하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동하는 “제가 그것(연기)에 흥미를 느끼고, 재미를 느끼고, 희열을 느끼고, 전율까지도 오니까. 그런 데서 나오는 의지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율을 느꼈던 순간은 정말 많다. 연기하는 캐릭터가 전율을 느끼는 순간이 오면 나도 전율을 느낀다. 기쁜 순간이나 소름 돋는 일이 생겼다거나 등이다. 슛 들어가기 전, 호흡을 유지할 때도 전율을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온전히 캐릭터에 몰입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 동하는 “캐릭터에 온전히 빠지지 못한 순간도 있었다. 후회스럽기도 하다”며 “스스로는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 발판 삼아서 발전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완벽하게 한다면, 재미를 느낄 수 없을 거다. 완벽하지 않으니까 발전하는 맛에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동하. 제공|SBS

연기밖에 모르는 동하에게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하다. 경험을 중요시하는 동하는 모든 일을 다 경험할 수 없으니 책, 만화책,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것들로부터 감정을 배우려고 노력한다. 동하는 특히 다큐멘터리를 꼽으며 “기본적인 감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큐멘터리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표정 등 배울 점이 많이 있다”고 했다.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동하는 최근 울어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동하는 “어렸을 때는 감정이 풍부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잘 모르겠다”며 “메마른 것 같기도 하다. 어렸을 때는 툭 하면 울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실제 연기 할 때 빼고 울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왜 그런 것 같냐고 물었더니 “모든 걸 연기 쪽으로 생각하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동하는 “정말 슬픈 일이 나에게 일어나도, 이 감정을 까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나지 않는다. ‘저 장면을 저렇게 찍을 수가 있구나’ ‘저 앵글 잘 잡았다’ 등의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기억하고자 하는 감정이 모두 생각나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하는 “감정을 기억해 놨다가 연기할 때 쓴다”며 “메모를 하지 않는 편이다. 데뷔 이후로 대본에다가 글씨를 써본 적이 없다. 기억하고, 표현이 되는 것 같다”고 자신만의 방식을 전했다.

연기에 대한 확고한 신념,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동하는 분명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동하는 그런 기대에 ‘연기’로 보답해줄 생각이다. “유명해지려고 시작한 게 아니라 배우가 되려고 한 것”이라는 동하. 그가 보여줄 또 다른 모습은 어떨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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