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호가 '군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산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군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배우 유승호(24)는 올곧은 눈빛으로 자신의 진심을 꺼내보였다. 쏟아지는 칭찬에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도, 더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유승호는 지난 13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극본 박혜진 정해리, 연출 노도철 박원국, 이하 군주)에서 세자 이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군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의 의로운 사투와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방송 내내 수목극 왕좌를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유승호는 최근 진행된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군주’를 7개월 동안 촬영했다. 조금 지쳐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신들이 많아서 마음도 몸도 조금 지쳤다. 그래서 빨리 끝나길 바랐다. 정작 끝나니까 예전 작품들처럼 왠지 모르게 그립고 현장에 나가고 싶다. 배우들이 정말 다들 너무 좋았다. 힘들었지만 현장은 재미있었다. 다들 다시 보고 싶다. 시원섭섭한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유승호에게 ‘군주’는 쉽지 않았다. 청소년과 성인의 모습을 모두 연기해야 했고, 부모를 잃은 슬픔, 사랑하는 여인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 등 복합적인 감정들을 표현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진정한 ‘군주’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가며 시청자들을 설득시켜야 했다.

유승호는 대본을 보면서 세자의 감정을 연구했고, 현장에서 상대 배우와 이야기를 나누며 세세한 부분을 맞춰나갔다. 그는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세자를 표현하는 것이 수월했고 재미있었다”며 “제가 잘한 게 아니라 이 드라마의 흐름에 잘 끼어들었다. 주변 사람들 덕분에 세자를 완성했다. 지금 했던 배우들이 아니었으면 결과는 달랐을 것 같다. 저 또한 노력을 많이 했고,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배우들 덕분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 '군주' 유승호가 허준호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제공| 산 엔터테인먼트
유승호는 ‘군주’를 통해 ‘연기 천재’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연기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타고난 것”이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어떻게 대답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어 자신의 연기 스타일에 대해 “상대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저도 올라간다. 상대 배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연기가 달라진다”고 밝힌 유승호는 이번 작품에서는 대목 역을 연기한 허준호의 도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집에서 준비했을 때와 현장에서 배우들과 함께 리허설 할 때와 느낌은 다르다. 감정을 덜하고 더할 수도 있다. 상황에 맞춰서 항상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상대 배우를 존중하고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허준호 선배와 할 때 조금 더 세게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선배가 ‘내가 여기서 더 세게 하면 네 캐릭터가 죽을 수밖에 없다. 너에게 맞춰주겠다. 너 편한대로 연기해’라고 말씀 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제가 올라가고 대목이 내려가야 드라마가 완성되지 않나. 대목도 살고 세자도 살고 더 멋있게 ‘윈윈’할 수 있는 그림을 선배가 제시해줬다. 선배와 연기하면서 기분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군주’는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들의 삼각관계와 함께 답답한 전개로 극중 인물들을 두고 ‘민폐 캐릭터’라는 반응들이 나왔다. 배우로서는 아쉬울 수도 있을 터.

유승호는 “이 극을 만들어 나가는데 모든 것이 필요했다. 단순히 어떤 위치로 올라간 게 아니라 왕이 되는 과정이다. 얽히고설킨 많은 일들이 있고, 저 혼자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없다. 어떻게 보면 무능력하게 보였을 수도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한 가지 알아주셨으면 하는 건 저희는 왕이 되는 과정을 담았고, 혼자서는 왕이 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군주’는 최근 시청률 부진을 거듭한 MBC의 구원투수가 되기도 했다. 유승호는 “반응이 좋아 뿌듯하기도 했다. 이 정도 잘됐으면 여행도 보내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말씀이 없으시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기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승호는 “상 주겠어요?”라며 “잘됐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조선마술사’ ‘봉이 김선달’로 흥행에서 쓴맛을 맛본 유승호는 ‘군주’를 통해 그동안의 아쉬움을 씻어 내렸다. 유승호는 “영화가 많이 힘들었다. ‘군주’ 할 때도 잘 될지 걱정을 많이 했다. 다행히 그런 건 해소된 것 같다”며 “감독님이 선장이라면 전 일등석에 타고 있다. 내 책임도 있고 주인공 위주로 사건이 돌아가지 않나. 잘 안되면 내 탓인 것 같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고백했다.

▲ 유승호가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제공|산 엔터테인먼트
유승호는 어느새 18년차 배우가 됐다. 아역 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무사히 안착한 유승호는 “몇 년을 했는지 세거나 따져보지 않았다.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렸다”며 “원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고 어쩌다가 하게 됐다. 하다보니까 일상이 됐다. 지금은 현장에 있을 때 마음이 편하고 재미있다. 그렇게 됐다. 이게 내 일인가 싶고,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게 연기인 것 같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열심히 제대로 연기해보자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했다.

매 작품을 할 때마다 연기의 재미를 느낀다는 유승호. 그는 “한 컷 한 컷 공 들여서 찍은 게 하나의 작품이 된다. 그걸 만들어가는 자체가 재미있다. 작품을 오픈했을 때 반응이 좋고 흥행에 성공하면 거기서 느끼는 재미와 기쁨이 있다. 그런 것들이 이 쪽 일을 그만둘 수 없게 만든다. 중독성이 강한 직업인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단순히 인기가 많은 것보다 연기가 하고 싶다”고 밝힌 유승호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사람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연기를 잘하고 싶다. 그로 인해 얻는 인기나 부가적인 것은 상관 없다. 그걸 목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연기를 목적으로 하고 싶다. 인기를 얻으면 당연히 좋다.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좋은 작품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스물다섯의 청춘, 유승호의 가장 큰 고민 역시 ‘일’이었다. 유승호는 “‘군주’라는 작품을 통해 칭찬을 너무 많이 받아서 기분이 좋다. 다음엔 뭘 해야 이번 작품만큼 칭찬받을 수 있고, 흥행할 수 있고 많은 사람들이 볼까라는 생각에 불안하다.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 불안하다. 일을 해도 불안하고 안해도 불안하다. 일 끝나고 쉰 지 얼마 안됐는데 일을 해야 될 것 같다”며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유승호는 작품을 선택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조합해서 듣는 편이다. “글로 풀어져 있는 종이를 영상으로 찍었을 때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약간 도박 같기도 하다. 아무도 결과를 모른다. 그냥 부딪쳐봐야 한다. 최선을 다해야한다.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잘 읽히고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선택하는 게 일 순위”라며 작품 선택 기준을 밝혔다.

당분간 사극은 하고 싶지 않다는 유승호는 “사극은 대사도 그렇지만 옷이나 가발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지켜질지 모르지만 향후 몇 년간 사극은 안하고 싶다”며 “지금까지 선을 많이 했다. 악을 해보고 싶다. 권선징악이지만 조금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악이라는 것도 매력이 있게 느껴진다. 굉장히 가벼운 역할도 해보고 싶다. 여러 가지를 해보고 싶다”고 고백했다.

“‘군주’요? 인생작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승호라는 배우를 조금 더 보여주고 확인시켜주는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그 전까지는 불안한 느낌을 감출 수 없었죠.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를 하는 저도 편안했고, 보는 사람들 또한 저와 같은 생각을 해주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유승호를 확인시켜준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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