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한방'이 22일 종영했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스타=문지훈 기자] '최고의 한방'이 아쉬운 마지막을 장식한 가운데, 차태현의 과감했던 도전은 빛났다.

지난 22일 종영한 KBS2 금토드라마 '최고의 한방'은 1990년대의 인기 가수 유현재(윤시윤 분)가 우연히 태풍을 만나 2017년에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최고의 한방'은 제작 단계부터 방송가와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KBS를 대표하는 장수 예능 '1박 2일' 시즌3를 흥행으로 이끈 유호진 PD의 드라마 첫 도전작이었고, 동시에 배우 차태현의 연출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KBS가 지난 2015년 흥행에 성공한 '프로듀사' 이후 2년 만에 내놓는 예능드라마라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반응은 좋지 않았다. 첫 회 시청률 2.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이후 평균시청률은 3~4%대에 머물렀다.

큰 줄기는 유현재가 자신이 2017년으로 넘어온 이유를 밝히고 1990년대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나가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는 극 내내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최우승(이세영 분), 이지훈(김민재 분) 등 옥탑방 친구들과 소소한 에피소드, 주변 인물들의 콩트 같은 장면 등에 집중할 뿐이었다. 이는 시청자의 마음을 단번에 잡지 못 하고 분산시키고 말았다.

출연 배우 윤손하의 논란도 '최고의 한방'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받은 이유 중 하나였다. 윤손하의 아들이 학교 폭력에 얽힌 사실이 공개되며 하차 요구가 쏟아졌다. 윤손하가 등장하면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반응도 빗발쳤다. 

여러 요소들로 인해 아쉬운 시청률을 보였지만, 차태현의 새 도전은 남다른 의미를 만들어냈다. 차태현은 현장에서 연기 경력을 바탕으로 배우들과 소통하며 꼼꼼히 디렉션을 해나갔다.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윤시윤, 이세영 등 출연진은 차태현에 대한 믿음을 내비친 바 있다. 

차태현은 연출은 물론, 이광재 역으로 작품의 중심을 잡았다. 유현재와 오랜 친분, 홍보희(윤손하 분)와 로맨스, 이지훈의 아빠 노릇 등 굵직한 설정을 훌륭히 소화했다. 

▲ '최고의 한방'이 아쉬움 속 막을 내렸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주연으로 발탁한 윤시윤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작품에 보탬이 됐다. 1990년대의 감성과 패션을 유지하던 유현재가 2017년의 인물들과 점차 교감하고 가까워지는 과정을 자연스레 그렸다. 1994년의 유현재와 2017년의 유현재, 1인 2역을 맡아 두 캐릭터를 상반되게 연기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세영과 호흡도 안정됐다는 반응을 얻었다. 

'최고의 한방'은 향수를 자극하는 설정으로 친근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극중 유현재는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등을 떠오르게 하는 복고 패션과 춤을 보여줬다. 윤시윤과 홍경민(박영재 역)은 1990년대의 인기 가수라는 설정에 맞게 '뮤직뱅크' 무대에 실제로 서기도 했다. 홍보희는 1990년대 활발히 활동했던 청순 콘셉트의 가수 하수빈을 연상시켰다.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진행하고 있는 최화정은 실제 라디오 DJ로 등장했다.

'최고의 한방'은 유쾌한 설정으로 '한 방'을 보여줬지만, 미약한 연출과 탄탄하지 못 한 줄거리로 아쉬운 느낌도 줬다. 첫 연출에 도전한 차태현의 노력과 성장은 값지고, 또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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