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하윤이 '쌈, 마이웨이'에 출연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스포티비스타=문지훈 기자] 배우 송하윤(31)에게 '쌈, 마이웨이' 백설희는 서른 두 살 인생의 한 귀퉁이였다. 백설희는 자신과 비슷해 더 애정이 갔고, 몰입할수록 눈물이 났다. 2% 부족한 면이 보일 때면 꼭 안아주고 싶었다. 송하윤은 백설희를 사랑하면서 연기했고, 이에 더 좋은 연기를 펼쳐낼 수 있었다.

송하윤은 지난 11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에서 백설희 역을 맡아 약 3개월 동안 역할에 푹 빠져 살았다. 백설희는 드림 홈쇼핑 계약직 상담원이자, 정규직 김주만 대리(안재홍 분)와 6년 동안 교제한 여자 친구다. 

송하윤은 "대본을 보자마자 백설희를 꼭 연기하고 싶어 집착하고 어필했다. 나에게는 백설희가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남다르게 보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백설희의 성격은 어떤 한 단어로 말할 수 없다. 아이 같은데 누구보다 넓은 마음을 가졌다. 어리바리한데 야무진 면도 있다. 지켜주고 싶고 아껴주고 싶은 캐릭터기도 하다"고 백설희의 매력 포인트를 짚었다. 

이어 "백설희를 알아보기 전에 '쌈, 마이웨이' 시놉시스를 봤다. 유쾌하고 밝은 드라마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읽는 내내 에너지가 생기는 느낌을 받았다. 그 속에 있는 설희를 만나보니 작품이 더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 송하윤이 '쌈, 마이웨이' 백설희 역에 애정을 표했다. 사진|한희재 기자
연기하면서 뭉클하고 슬펐던 순간이 이토록 많았던 적은 '쌈, 마이웨이'가 처음이었다. 특히 오랫동안 만난 남자 친구 김주만이 어리고 예쁜 인턴 장예진(표예진 분)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더욱 힘들었다.

송하윤은 "백설희로 살며 김주만을 너무 사랑했다. 촬영 종료 후 안재홍을 만나지 못 했는데, 다시 본다면 묘한 느낌이 생길 것 같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러면서 "김주만을 생각하고, 백설희를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난다. 그 때의 기분이 되살아난다"고 했다.

▲ 송하윤은 안재홍과 호흡을 맞췄다.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극 말미 백설희는 김주만을 용서하고 다시 그에게 돌아갔다. 백설희가 큰 잘못을 저지른 김주만을 용서했을 때는 시청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백설희를 연기한 송하윤의 마음은 어땠을까.

송하윤은 "백설희 입장에서는 김주만과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컸다. 아팠고 헤어지기도 했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계속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만과 함께한 장면 외에도, 극중 엄마로 등장한 이정은과 함께한 촬영은 송하윤에게 감동 그 자체였다.

송하윤이 꼽은 기억에 남는 백설희가 김주만 가족 돌잔치에서 하루종일 일을 한 뒤 엄마로부터 온 문자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송하윤은 "엄마가 김주만에게 '우리 설희가 주만이 너를 많이 좋아한다. 그저 많이 예뻐해다오'라는 문자를 보낸 부분을 대본에서 확인하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대본을 읽다가 바로 덮어버릴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주만과 헤어진 뒤 엄마가 '이제는 널 위해서 살아라'라고 말한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이정은 선배님과 저는 그 장면을 촬영할 때 눈만 마주쳐도 눈물이 났다"며 애틋한 감정을 되새겼다. 

▲ 송하윤은 백설희 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한희재 기자

송하윤은 '쌈, 마이웨이'로 인생 작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종영한 MBC 내 딸, 금사월' 이후, 대중에게 극중 캐릭터 오월로 불렸지만 이제는 백설희로 불리고 있다. 

송하윤은 "백설희를 연기할 때 외부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자주 접했다. 지인들이 캡처를 많이 보내줬고, 너무 재미있다고 해줬다. 하지만 좋은 반응이든, 나쁜 반응이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외부 이야기를 들으면 배우가 연기할 때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다. 악플을 보면 잘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긴장한다. 칭찬을 많이 들으면 그만큼 풀어진다. 감독님이 지시한 점을 충실히 따르면서 내가 생각한대로 연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백설희를 연기한 소감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하자, 송하윤은 "내가 32년 지낸 시간의 일부같다. 몇 년 후에도 설희가 마치 나였던 것처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백설희를 향한 사랑을 다시 한 번 표현했다. 

"서른 두 살에 '쌈, 마이웨이'를 만났는데 정말 좋은 16권의 책을 읽은 기분이었다. 알 수 없는 에너지와 용기가 생겼고, 항상 위로받았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서 촬영한 작품은 없었다. 작품과 캐릭터에 나를 온전히 맡기고 지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