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우연이 '써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제이에스픽쳐스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배우 안우연(25)은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묵묵하고 꾸준하게 자신의 발자국을 새기고 있는 그는 연기를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안우연은 지난달 27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써클 : 이어진 두 세계’(극본 김진희 유혜미 류문상 박은미, 연출 민진기, 이하 ‘써클’)에서 외계인 덕후이자 음모론에 빠진 우진의 쌍둥이 형 김범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써클’은 2017년 ‘파트1: 베타프로젝트’와 감정이 통제된 2037년 미래사회 ‘파트2: 멋진 신세계’를 배경으로 두 남자가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안우연은 ‘써클’ 종영 후 진행된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범균이 같은 캐릭터를 처음 해봤다. 공도 많이 들였고, 전에 했던 캐릭터들보다 어려워서 노력을 많이 했다. 밤중에 ‘외계인이 있다’고 중얼거리면서 근처 강가를 뛰어다녔다. 여진구는 연기 베테랑이지 않나. 제가 피해를 주면 안 될 것 같아서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다. 다행히 감독님, 스태프들과 호흡이 좋았다. 끝나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동안 안우연은 밝은 역을 많이 연기했다. ‘써클’에서 처음 제안 받은 캐릭터도 김범균은 아니었다. 하지만 안우연은 김범균 캐릭터에 끌렸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 안우연은 오디션에서 김범균을 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김범균이 되어 연기를 펼쳤다. 다행히 운 좋게 안우연은 김범균이 될 수 있었다.

그는 “대본을 많이 봤다. 감독님이 의견을 주기도 했다. 범균이가 외계인에 집착하지 않나. 인터넷으로 외계인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처음엔 집착하는 캐릭터가 나오는 외국 영화를 볼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결국엔 보지 않았다. 누구를 따라하는 느낌이 들 것 같아서 제가 느낀대로 연기 해보자고 했다. 힘든 길이었다. 그래도 제가 게을리하지만 않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도전했다”고 털어놨다.

▲ 안우연이 여지눅에 대해 칭찬했다. 제공|제이에스픽쳐스
안우연도 김범균이 김준혁(김강우 분)이라는 걸 몰랐다. 대본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고. 안우연은 “한 번도 맞힌 적이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우연은 여진구와 진짜로 형제 같다는 칭찬이 기분 좋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힘쎈여자 도봉순’에 도봉기라는 것을 알고 사람들이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고 기뻤단다.

그는 “제가 완전히 범균이로 바뀌었다는 의미라 기분이 좋았다. ‘써클’을 하면서 설렘도 있었지만 걱정도 많았다. 너무 어려웠고, 범균이 캐릭터에 대한 반응도 ‘모 아니면 도’였다. 어떻게 될까 걱정했는데, 무난하게 흘러간 것 같다”며 “형제로 나온 (여)진구랑 호흡이 잘 맞았다. 처음엔 존댓말을 주고받았는데 진구가 먼저 편할 때 말을 놓으라고 하더라. 그렇게 편해졌다. 나중에는 대본에 없던 대사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호흡이 잘 맞았고, 진구가 정말 잘 받아줬다”고 설명했다.

안우연은 비중을 떠나 ‘김범균’이라는 캐릭터가 “단서를 갖고 있는 인물”이라 끌렸다. 연기하기 어려웠지만, 덕분에 처음으로 해본 것들이 많았다. 비를 맞으며 달렸고, 피 분장을 한 채 누워 있어야 했고, 액션신도 경험했다. 계속 소리를 지르다보니 어지러움증을 느끼기도 했고, 격렬하게 연기하다가 응급 침대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처음 해보는 연기에 대한 즐거움으로 아픔도 느끼지 못했다. 안우연은 그렇게 김범균에 몰입했고,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다.

tvN 드라마 ‘풍선껌’으로 데뷔한 안우연은 웹드라마 ‘목격자’ ‘첫눈에’, KBS2 ‘아이가 다섯’ SBS ‘질투의 화신’ JTBC ‘힘쎈여자 도봉순’ ‘써클’에 연이어 출연했다. ‘써클’ 이후에는 웹드라마 ‘힙한 선생’, JTBC ‘청춘시대2’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안우연은 “쉴 생각은 없다. 이제 고작 (데뷔 후) 일 년 반이다. 아직은 괜찮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안우연은 데뷔가 다소 늦은 편이다. 과거 프로필을 찍어서 직접 이곳저곳에 돌렸지만 대부분 연락이 없었다고. 포기할까 생각한 순간, 광고를 찍게 됐고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 배우가 됐다. 안우연은 연기할 수 있는 지금이 무척 소중하고 행복하다고 했다.

▲ 안우연이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다. 제공|제이에스픽쳐스
그렇다면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을까.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연기입시학원이 안우연의 인생을 바꿨다. 안우연은 “가볍게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무게감이 느껴졌다”며 “쉬운 게 아니라 더 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연기학원 첫날, 안우연은 망설임 없이 사람들 앞에서 연기했다. 이를 본 연기 선생은 처음인데도 창피해하지 않고 도전한 안우연을 칭찬했다. 그 칭찬은 안우연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대학교에 들어간 안우연은 다소 평범한 학교생활을 보냈다. 우연한 기회에 아이돌 연습생이 됐지만, 생각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2년을 버텨낸 안우연은 “데뷔가 계속 미뤄지고, 하루 종일 연습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친구들과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며 “결국에 몸이 아파서 나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후 꽤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건강을 위해 몸 관리를 시작했고, 연기에 대한 갈증과 간절함을 느꼈다. “아픈 기억이 연기에 도움이 되더라. 그때 경험을 통해서 성장한 것 같다. 연기를 다시 시작하니까 너무 재미있다”고 밝힌 안우연은 “행복하고 신기하다. 제가 아무리 조사해도 완벽하게 따라할 수는 없다.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범균이를 만들어가고 현장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이 더해져서 새로운 걸 만드는 게 신기하고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는 안우연은 철부지 캐릭터부터 재벌2세까지 다양한 역할들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또 지금보다 인지도가 쌓이고 나면, 언젠가 자신에게도 한 작품의 주인공이 되는 기회가 오기를 꿈꾸고 있다. 때로는 조급해지는 순간도 있을 터. 하지만 안우연은 “‘차근차근’이라서 좋다. 천재가 아니라 시간과 노력이 많이 걸리겠지만 좋다”고 답했다.

“전체 내용 중에서 제 분량이 적은 건데, 가끔은 내가 연기를 잘못해서 분량이 줄어나 생각할 때도 있어요. 더 연기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 때 속상하고 아쉽기도 하죠. 그런데 지금까지 운 좋게 여러 작품을 했어요. 연기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해요. 필모그래피를 열심히 채워나가고 있어요. 언젠가 제 색깔을 내고 싶어요. 색깔이 뚜렷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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