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옥자'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옥자’에는 당찬 숙녀가 등장한다. 자신의 친구 옥자를 지키기 위해 강원도 산골에서 서울행을 택하고,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다시 뉴욕으로 날아 간다. 물론 원해서 간 것은 아니지만 미자의 행보는 놀랄 만 하다.

같은 이유로 옥자만큼 미자는 중요했다.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안서현이 미자 역에 낙점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옥자와 함께 영화를 이끌어 가야 했기에 캐스팅에 신중했을 것이다. 수만은 소녀들 중 봉준호 감독은 왜 안서현을 미자로 점 찍었을까.

봉준호 감독이 안서현에 매료된 것은 ‘독특함’이었다. 흔히 소녀, 어린 아이에게 바라는, 또 많이 접했던 ‘귀여움’으로 무장한 아이가 아닌, 그만이 지난 독특한 느낌이었다. 불필요한 애교나 귀여움은 모두 배제 시켰다.

“인간 안서현이 가진 독특한 지점들이 있다. 그 매력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기길 바랐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아역의 이미지가 있다. 귀엽고, 매 순간 사랑 받기 위해 행동하고 움직이는 그런 것 말이다. 안서현 양은 그런 느낌이 없었고, 평점심이 있었다. 화면에도 드러난다. 자연 속에서 자란 아이의 느낌이 있다.”

안서현은 미자 역의 유일한 선택지였다. 물론 200여명의 후보를 만났지만, ‘둘 중 누구’를 고민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출연을 지원한 후보들을 섬세하게 살펴봤지만, 그럼에도 안서현은 단연 ‘톱’이었다. 함께 출연한 틸다 스윈튼 역시 안서현이 미자로 유력하다고 했을 때 좋아했다고.

▲ 영화 '옥자' 안서현 스틸. 제공|넷플릭스

“연기 천재라는 호칭은 찬사일수도 있지만 부담일수도 있다. 한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미자 역에 안서현은 유일한 선택이었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집중을 잘 한다. 미자 캐릭터에 대한 해석도 나와 어긋난 적이 없었다. 디렉팅? 그런 것도 물론 없었다. 이 아이를 데리고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지 않고 그냥 찍기만 했다.”

봉 감독과 안서현의 의견이 일치한 것은 처음부터 예견됐다. 안서현은 봉 감독에게 “미자가 보호 받아야 하는, 그런 모습이 없어서 좋았다”고 했다. 이런 안서현의 말에 봉 감독은 “토핑 없는 피자 같은” 상태로 만들고 싶었고 ‘옥자’ 속 미자는 그렇게 탄생했다.

한편 ‘옥자’ 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넷플릭스와 극장을 통해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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