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빈이 KBS2 '추리의 여왕'에 출연했다. 제공|유본컴퍼니
[스포티비스타=문지훈 기자] 배우 신현빈(31)은 뚝심 있는 여자다. 한 번 일을 시작하면 성과를 보고야 만다. 학창 시절 미술을 좋아한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이론과에 입학할 정도의 수재로 성장했다. 이후 연기로 과감하게 방향을 틀었고, 7년이 지난 현재 연기자로서도 궤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개봉한 영화 '방가?방가!'로 데뷔한 신현빈은 그해 백상예술대상 신인연기상을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2011년에는 '무사 백동수'로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거머쥐었다.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공조'에서는 현빈의 아내로 등장해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연기 외길을 걸었을 것 같은 실력이지만, 오랜 시간 미술학도로 지내왔다. 

“10대 시절에는 미술에 더 관심이 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연기에 관심이 생겼고, 대학 입학 후 고민하다가 졸업하고 (연기를) 시작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많은 작품 오디션을 보면서 천천히 시작했다. 미술을 공부한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안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도움이 됐다. 미술을 공부할 때 이미지나 텍스트를 관찰할 일이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대본을 볼 때 이미지를 상상하기 쉬웠다.”
 
가장 잘하는 일을 포기한 데 아쉬운 마음은 없었는지 묻자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대학 입학한 후에도 (미술을) 단계적으로 포기해나갔다. 처음에는 작가가 될 수 없겠다고 생각했고, 그 다음에는 전시 기획자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종적으로 ‘나와 잘 맞는 일이 아니다.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자’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미술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모두 놀랐다. 그동안 고민을 털어놓지 않고 나 혼자 생각해서 말했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놀라면서도 ‘그동안 생각이 많았구나’라며 격려해줬다. 부모님은 ‘네 인생이니 잘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졸업하고 연기하길 바라셨다.” 

▲ 신현빈은 미술을 전공했지만 연기로 방향을 틀었다. 제공|유본컴퍼니
연기로 노선을 튼 것을 잘 한 선택이었다. 드라마는 물론이고 영화계에서도 신현빈을 꾸준히 찾아줬다. 역할이 크든 작든 신현빈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응했다. 

“이 일을 시작한 데 대해 후회가 없다. 이 정도면 정말 감사해야 한다. 흥미를 느끼는 일을 시작했고, 다행히도 잘 유지되고 있으니 얼마나 행운인가.”

‘멀리서 내가(2014)’, 어떤살인(2015), 공조(2016) 등 최근까지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비췄다. 이어 2017년 4월에는 KBS2 드라마 ‘추리의 여왕’(극본 이성민, 연출 김진우)을 만났다. 단편 드라마를 제외한 안방극장 복귀는 지난 2011년 10월 '무사 백동수' 이후 5년 7개월 만이었다. 

오랜만에 출연한 드라마이기에 ‘추리의 여왕’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말에, 정지원 캐릭터를 분석하고 또 분석했다. 신현빈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제일 많이 나눴다. 색다른 스타일의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변호사 신분, 남자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설정 모두 뻔할 수 있는데, 연기에 따라 새로운 느낌을 낼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지원은 당당하고 약점이 없다. 자기 계획대로 인생이 착착 진행됐다. 하지만 좋아하는 하완승(권상우 분)과 관계에 있어서 어찌할 바 몰라 한다. 능력 있고 무서울 것 없으며 할 말 다 하는 성격이지만, 하완승을 향해서는 순애보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 남들은 어려운 사람으로 보지만 친해지고 나면 단순하다고 느낀다. 이중적인 부분이 많은데, 현실적이면서 매력적이다. 다양한 면모를 가진 정지원을 표현하기 위해 감정이 드러나는 부분마다 신경을 많이 썼다.”
  
정지원은 누가 봐도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해서도 좋았지만 정지원과 함께 해 더욱 행복했다. 신현빈은 “정지원은 밀폐된 엘리베이터에서 건달 세 명이 자신을 위협해도 기죽지 않을 정도로 강인하다. 현실적으로 여자가 그런 배짱을 가지기 쉽지 않다. 어디서든 당당한 모습이 참 좋았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실제로 그런 사람이 돼 연기하니까 재미있고 속 시원했다. 여성 시청자들이 유독 정지원을 좋아하셨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하완승을 향한 짝사랑에 아파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힘들었다고 했다. “정지원이 하완승을 좋아하는 건 이해가 갔다. 하지만 계속 거절당하고 상처받으면서도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실제의 나는 못 그런다”고 했다.

▲ 신현빈은 연기자로서 방향을 다졌다. 제공|유본컴퍼니
어느덧 데뷔 8년차 배우가 된 신현빈. 우왕좌왕하던 신인 시절을 지나, ‘추리의 여왕’을 비롯한 여러 작품을 거치며 편안한 마음을 먹게 됐다. 

“예전보다는 편안해졌다. 이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계속 할 수 있겠다고 자신하게 됐다. 남은 시간이 더 많고 가야 할 길이 멀다. 오랫동안 배우로 살고 싶다.”

배우로서 정한 방향은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섭렵하는 것이다. 신현빈은 “장르, 캐릭터, 작품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흥미를 갖고 출연하고 싶다. 시청자 입장에서 그런 배우들이 가장 좋아 보이고 멋있어 보인다. 나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열정을 나타냈다.

“대중이 호기심을 가지는, 궁금해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것이 바로 신뢰이자 호감이다. 또 나올 때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그 궁금증을 충족해 주고 싶다. 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진 나라는 사람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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