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널' 이유영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풍경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배우 이유영(28)은 민낯에 가까운 얼굴, 조용한 말투로 진심을 다해 질문에 대한 답을 골랐다. 투명한 갈색 눈동자만큼이나 순수하고 해맑은 이유영은 ‘터널’의 신재이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이유영은 지난달 종영한 OCN 주말드라마 ‘터널’(연출 신용휘, 극본 이은미,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에서 신재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터널’은 1986년 터널에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쫓던 열혈 형사 박광호(최진혁 분)가 2017년으로 의문의 시간 이동을 하게 되고, 엘리트 형사 김선재(윤현민 분), 범죄 심리학 교수 신재이(이유영 분)와 함께 30년 만에 다시 시작된 연쇄 살인의 범인을 쫓는 과정을 그린 작품.

‘터널’은 마지막회에서 평균 6.5%, 최고 7.1%(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OCN 오리지널 역대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이유영은 ‘터널’ 종영 후 진행된 스포티비스타와 인터뷰에서 “시청률이 너무 잘 나왔다.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오빠들과 스태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많이 배웠다. 힘든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진혁 오빠가 마지막에 폭풍 칭찬을 해줬다. 오빠가 ‘첫 드라마 했을 때 많이 헤맸고 어려워했는데 첫 드라마인데도 잘 해줘서 놀랐고 고맙다’고 했다. 아빠가 해줘서 더 감동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유영은 ‘터널’로 안방극장에 데뷔했다. 첫 드라마였기에 특별했고, 그래서 더 어려웠다. 영화에 익숙한 이유영에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신을 찍어내야 하는 드라마 현장은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곳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현장의 두려움보다 ‘터널’을 함께하고 싶다는 호기심이 더 컸다.

이유영은 “신재이는 독특한 캐릭터”라며 “살인범을 인터뷰 하러 다니고 몰두하면서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무감각해진 캐릭터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라 호기심이 생겼다. 처음에 시놉시스를 봤을 때 범인도 알았다. 내 또래의 아빠를 만난다는 것도 재미있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 이유영에게 '터널'은 특별했다. 제공|풍경엔터테인먼트
범죄 심리학 교수 신재이를 연기하기 위해 이유영은 다양한 서적과 기사들을 찾아 읽었다. 이유영은 “너무 막막하니까. 자료들을 이것저것 다 찾아본 것 같다”며 “신재이가 읽을 만한 책이나 할 법한 행동들을 해보면서 재이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가까워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주변의 도움도 컸다. 이유영은 신용휘 PD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초반에는 이유영의 연기에 대해 아쉬운 반응도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이유영은 흔들리기도 했다. 그는 “저를 다 잡으려고 했는데 흔들렸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다 잡아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극중 여성 살인범으로 등장한 배우 박명신은 이유영의 연기 스승이기도 했다. 이유영은 “학교선생님이기도 하다. 같이 연기하게 돼서 너무 반가웠다”며 “선생님에게 실시간으로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개 열애 중인 연인 김주혁도 고민하는 이유영에게 조언을 해줬다. 이유영은 “(김주혁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연기 잘하면 된다’고 말해줬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이유영은 초반 서늘한 신재이의 모습이 일차원적으로 연기한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다고. “어떻게 더 잘 풀어낼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힌 이유영은 “그래도 후반부에는 자연스럽게 감정 표현도 하게 되고 엄마도 알게 되고 점차 신재이의 모습이 나타나면서 초반의 답답한 부분들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유영은 ‘터널’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반응이 쏟아지는 드라마의 매력에 빠졌다고. 그는 “실시간 반응을 봤다. 시청자들이 무엇을 재미있어 하는지 보고 참고 할 수도 있고 내가 연기한 걸 보면서 촬영을 하니까 흐름을 파악하기 수월했다”며 “영화는 보통 하나의 완성본이 나와야 볼 수 있다. 드라마는 끝날 때까지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역시 연기에 대한 것이었다. 이유영은 “연호의 심정을 이해해주고, 아빠를 만났을 때 아기 같아지는 눈빛이 안쓰럽다고 해준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며 “신재이 눈빛이랑 연호의 눈빛이 달라서 좋다는 댓글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유영은 신재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재이랑은 정반대다. 저는 재이처럼 철저하지도 않고 빈틈도 많다. 감정에 충실한 편이다. 감정 기복도 심하고 훨씬 밝은 편”이라며 웃음 지었다.

▲ 이유영이 드라마의 매력에 대해 언급했다. 제공|풍경엔터테인먼트
이유영은 미용실 스태프에서 배우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이유영은 “마음  속에 연기를 하고 싶다는 게 있었던 것 같다”며 “처음엔 엄두를 못 내고 시작을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게 뭘까 고민하다가 미용일도 해봤다. 연기를 늦게 시작했지만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무턱대고 시작한 연기를 통해 이유영은 세상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채우고 있다는 이유영. 배우에게 어떤 경험도 공부가 되고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많은 경험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기에 책을 읽고 예술 작품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풍부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자 했다.

이유영은 데뷔 후 영화 ‘봄’ ‘간신’ 등으로 상을 받으며 충무로 샛별에 등극했다. 이유영은 “너무 감사했지만 부담도 되더라. 못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어떻게 하나 싶기도 하고 그랬다. 조금씩 내려놓고 있다. 많이 내려놨다”며 “연기하는 게 어렵긴 하다. 그래도 하면서 느는 것 같아서 재미있다. 죽을 때까지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끊임없이 지루해지지 않을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연기 못하는 게 창피하죠. 배우니까요. 더 잘하고 싶어요. 나는 왜 이렇게 밖에 못하냐 싶기도 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긴 한데 잘 털어 버리는 스타일이에요. 왜 이렇게 못했지 싶은데 다음에 더 잘하자고 마음을 잡고 있죠. 아마도 평생 되풀이 될 것 같아요. 해보고 싶은 캐릭터요? 지금까지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해서 밝은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실수투성이에 허당기 넘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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