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박열'애 출연한 배우 이제훈.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배우 이제훈이 영화 ‘박열’을 촬영하며 눈물 흘린 사연을 고백했다. 두려움과 감사의 눈물이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진행된 영화 ‘박열’(감독 이준익)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이제훈과 최희서, 이준익 감독이 함께 했다.

이제훈은 마지막 촬영에서 흘린 눈물을 먼저 고백했다. 이는 고마움에 대한 눈물이었다. 그는 “이 작품을 만난 것 자체가 굉장한 부담이었고,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가 가진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정말 잘 하고 싶었고, 충실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촬영날이 되니 스태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촬영 현장은 이제훈 뿐만 아니라 이준익 감독과 최희서도 기억했다. 이 감독은 “나도 기억이 난다. 이제훈 씨가 정말 말을 잘 한다. 말을 쭉 이어 나가더니 펑펑 울더라. 우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그 내용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담았던 최희서는 “나도 감동을 받았다. 힘든 촬영이었고, 그 과정이 끝나서 안도의 눈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스태프들의 얼굴을 보면서 ‘당신들이 아니었으면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싶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렀다. 감사함과 동지애가 섞여 있어서 감동적이었다”고 회상했다.

두번째는 이제훈 혼자 싸워야 했던 두려움의 눈물이었다. 박열이라는 아나키스트를 표현함에 있어 걱정이 많았다. 먼저 박열을 체화 시킴에 있어서 그가 가진 신념과 사상을 모두 받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자료와 책을 통해 학습했다.

이어진 문제는 일본어.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했던 이제훈은 박열이 동경에 살았을 당시를 표현할 때는 일본어로 대사를 해야했다. 그는 “공판장에서 박열이 가진 생각을 일본 재판장, 일본 내각, 조선의 국민들에게 이야기 해야 했다. 대사가 길고 어려웠다. 동료 배우들이 녹취 파일을 줘서 매일 가지고 다니면서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날 꿈을 꿨다. 완벽하게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꿈이었다. 꿈에서 깬 후 엄청 울었다. 촬영 날이 다가오면서 압박감이 심해졌다. 현장에서 큰 무리 없이 소화해 참 다행이었고, 내가 배우로 살면서 이런 인물은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다. 심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박열’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박열’은 1923년 도쿄, 6천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실화를 그린 작품이다. 6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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