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특별시민'에서 심혁수 역을 맡은 배우 곽도원. 제공|쇼박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특별시민에는 다양한 권력에 대한 욕망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각기 다른 방법으로 욕망을 표현하지만 결국 바라는 것은 하나다. 바로 권력.

곽도원이 맡은 심혁수도 마찬가지다. 영화 속 심혁수는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최민식)과 당 대표(김홍파) 사이를 오가며 일을 봐주고 있지만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구두를 통해 보여주는 심혁수의 일그러진 얼굴은 그의 어긋난 욕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점점 커지는 욕심 앞에서 욕망은 변질되고, 처음 국회에 발을 들였을 때와는 전혀 다른 마음이 된다. 노동자 출신의 서울시장 변종구도 그랬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 국회에 입성한 심혁수도 마찬가지다.

검사 출신인 심혁수는 어떤 마음으로 국회에 들어왔고, 변종구 어떤 욕망을 키워가며 변종구와 당 대표 사이를 오가고 있을까. 곽도원에게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유독 검사 역을 자주 했던 곽도원이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답이 있었다.

◆ 이하 곽도원과 나눈 일문일답.

Q. 시나리오와 완성된 영화의 느낌이 많이 달랐나.

촬영을 하면서도 의견을 많이 낸다. 시나리오에 있던 글자가 살아 움직이면서 생명력을 갖는다. 세트장을 가면 상상했던 것과 다른 생경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상상하면서 봤던 것이 눈앞에 보이면 재미있다. 내 역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모습도 상상한다. 재미있고, 그래서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하기도 하다.

▲ 곽도원은 심혁수도 결국은 1인자에 대한 욕망이 있다고 했다. 제공|쇼박스

Q. 심혁수가 가진 욕망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결국은 일인자가 되려 할 것이다. 심혁수도 변종구와 같은 욕망이 있었을 것이다. 사실 1인자가 아니라 끝도 없이 올라 가려는 욕망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꿈과 욕망을 점점 키워 나가는 것이 사람이라 생각한다.

Q. 검사 출신의 국회의원인데, 욕망을 키워가면서 변질된 것인가.

맞다. 원래는 검사였다. 국회의원을 꿈 꿨을 때는 나라를 위해 뭔가 해 보려고 했겠지만, 변질 돼 간다. 그러면서 욕망을 유지 하기 위해 또 불법을 저지르고, 불법을 하다 보니 자기가 있는 그곳을 똥물이라고 스스로 이야기 한다.

Q. 구두에 집착하는 심혁수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좋은 구두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는 대사도 있다. 권력의 허무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변종구에게 고깃집이 있다면 심혁수에게는 구두방이 있다. 그 안에서 TV도 보고, 뉴스도 보고 신문도 보고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보낸다. 유일한 취미(구두를 모으는 것)이기도 하다.

Q. 검사나 검사 출신 연기를 많이 했지만 매번 다른 느낌이다.

배우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를 후벼 파야 한다. 시나리오에 답이 있다. 살아 날 수 있게 글이 적혀 있다. 그 안에 숨을 불어 넣어야 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시나리오를 수 십 번 읽으면 인물이 머리 안에 들어오고, 심혁수가 하는 말이 떠오른다. 그게 안되면 미치는 것이다.

Q. 그 과정이 스트레스 일수도 있겠다.

가끔 그런 고통을 느낄 때 배우를 그만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앞에 했던 캐릭터가 겹치면 관객들은 식상함을 느낀다. 다른 부분이 어떤 것일지 악착같이 찾아 낸다. 할 때 마다 식상함이 없었으면 좋겠다. 다르다는 말을 들으면 위로가 된다.

Q. 심혁수의 다른 점은 권력욕인가.

욕심 보다는 심혁수가왜 국회의원이 되려 했고, 왜 변질됐나였다. 검사라는 직업이면 정의를 실현하고, 악을 처단해야 하는데, 악을 범하고 있다. 그것도 법을 이용해서 악을 행한다. 왜 이렇게 됐을까 고민을 했고, 그게 숙제였다.

Q. 해답은 찾았나.

시나리오를 읽으며 정치란 무엇인가를 생각했다. 사전을 보니 이익집단의 권력을 모아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면서 행사하는 활동이더라. 나라를 다스리고, 국가 권력을 획득하고 행사하는 활동이다. 이것 까지만 한다. 그 다음은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인데, 뒤는 하지 않는다. 앞은 달콤하고 뒤는 귀찮으니까. 달콤함을 찾다 보니 변질됐다.

▲ 심혁수는 권력의 달콤함으로 변질된 사람이라고 설명한 배우 곽도원. 제공|쇼박스

Q.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떤 것을 느낄 것 같은가.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보이는 선거전, 그 내면에 담겨 있는 내용을 보면 재미있어 할 것 같다. 선거전이 어떻게 치뤄지고, 치열하게 진행되는 선거나 그 전쟁터에 있는 사람들의 보고, 현실에서는 이 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나서 힘들기도 하겠지만,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카타르시스도 느끼면 어떨까라는 바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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