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원라인’에는
참으로 섹시한 악역이 등장한다. 근본은 알 수 없지만, 말끔한
얼굴에 멋있는 슈트를 입고 다닌다. 한 손에는 목적을 알 수 없는 장부가 들려있다. 영화를 보면 그 장부의 목적을 알 수 있다. 장부 모서리가 왜 붉은지도
알 수 있다. 박 실장(박병은 분)이다.
영화 ‘원라인’은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임시완 분)가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진구 분)을 만나 모든 것을 속여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해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전설의 사기꾼 장 과장과 함께 일하는 박 실장은 야심 가득한 행동파다. 장
과장이 젠틀한 말투와 능구렁이 같은 행동으로 주변을 살핀다면, 박 실장은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는
냉혈한 행동파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과 권력에 대한 욕심을 전혀 숨기지 않는다. “어차피 돈은 다 더러운 건데, 사람들은 그 더러운 것을 좋아한다”는 대사는 박 실장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돈과 권력, 정확한 점 하나를 찍어두고, 그 곳으로만 직진하는 인물이다.
박 실장을 연기한 박병은은 이 캐릭터의 섹시함에 끌렸다. 그는 최근
스포티비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박 실장은 솔직하다. 불법으로
사람을 해치기도 하고, 폭력도 쓰지만, 캐릭터가 프로다웠고, 청순하면서 섹시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실장이라는 인물이 하는 범죄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고, 그의 행동을
정당화 시키는 것도 아니다. 그가 가진 성격과 야망, 그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면모에서 느껴지는 섹시함이었다. 분명 악역이다.
사기꾼들이 판치는 ‘원라인’ 속 가장 악한 인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섹시하다. 이토록 섹시한 악인은
최근 작품에서 본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