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 김홍선 감독이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제공|OCN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보이스’ 김홍선(48) PD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뜨거운 열정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김홍선 PD는 지난 12일 종영한 OCN 드라마 ‘보이스’의 연출을 맡았다. ‘보이스’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불의의 사고로 떠나보내야 했던 강력계 형사 무진혁(장혁 분)과 112신고센터 대원 강권주(이하나 분)가 범죄해결률 전국 최저라는 성운지청 ‘112신고센터 골든타임팀’에 근무하며 자신들의 가족을 죽인 연쇄 살인자를 추적하며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평균 5%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영화를 보는 듯한 연출, 긴장감 넘치는 전개,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 받았다.

김홍선 PD는 종영 후 가진 스포티비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보이스’가 성적도 좋고 평도 좋았다.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아쉬운 점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도 재미있게 잘 마쳤다. 배우들과 회식도 종방연이 처음이었다. 정말 정신이 없었다. 이렇게 잘 될 거라고 예상 못했다. 처음에는 2%만 넘으면 ‘대박’이라고 생각했다. 소재 자체가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제가 가장 늦게 합류하면서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미리 준비되어 있던 스태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김홍선 PD는 ‘보이스’ 멤버 중 가장 늦게 합류했다. 당연히 불안한 마음도 있었을 터. 하지만 김홍선 PD는 ‘보이스’의 대본과 배우들의 캐스팅을 보고 난 뒤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는 “1~2회 대본이 재미있었다. 장혁 이하나 캐스팅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결과가 말해줬다. 사실 두 배우다 한 번도 만난 적은 없다. 다른 작품을 보면서 언젠가는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보이스’로 만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장혁만 해도 한 분야에서 오래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유가 있다. 정말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많은 배우들이 노력하고 공부한다. 장혁은 그중에서도 최고였다. 보통의 배우들은 자기 캐릭터 위주로 연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장혁은 전체를 본다. 그래서 좋았다. 정말 흐트러지지 않으면서 자기가 가진 것을 뽑아주려고 하는 게 좋았다”고 칭찬했다.

김 PD는 ‘보이스’를 함께 만들어간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하나에 대해서도 “너무 착하고 순수하다. 때 묻지 않았다. 욕심도 크더라. 대사가 정말 많은데 열심히 외워왔다. 사실 이하나 대사가 절대 쉽지 않다. 일반 생활에서 쓰는 대사들이 아니다. 어려운 단어들도 많이 들어갔다. 스케줄도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그 어려운 대사들을 다 외워오더라. 불평이나 불만도 없었다. 끝까지 해보겠다고 했다. 배우들에게는 정말 고마운 것 밖에 없다. 배우들이 그 정도로 해주면 연출자 입장에서는 고마울 수밖에 없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 '보이스' 김홍선 감독(왼쪽)이 배우와 제작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제공|OCN

김홍선 PD 스스로도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김홍선 PD는 “배우들과 소통하려는 부분이 있다. 연출 입장에서는 배우들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알고 싶다.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지 해보라고 한다. 배우들에겐 즐겁고 좋은 일일 수도 있지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무언가를 해와야 되니까. 연출자가 하라는 대로 연기하면 편하지 않겠나”면서도 “그래서 배우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작품의 경우 룰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상황들이 많다 보니 그 상황을 나만 이해하는 게 아니라 배우들과 함께 이해해야 됐다. 그렇게 서로 인정하니까 뭔가 더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에 대해 김홍선 PD와 배우들은 함께 고민했다. 부족한 시간 안에서도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 때로는 제작진과 배우들도 깜짝 놀랐다. 무엇보다 시체 더미(인체 모형)를 사용하지 않고 모든 배우들이 직접 연기함으로써 더욱 리얼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보이스’는 방송 중반 너무 잔혹하다는 평과 함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이에 ‘보이스’는 19세 관람가로 관람 등급을 올렸다가 다시 15세 관람가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김홍선 PD는 “결국엔 19세나 15세나 똑같더라. 블러 처리를 해야 되고, 가릴 건 가려야 했다. 그렇다면 굳이 19세 관람가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15세 관람가로 다시 방송했다”고 설명했다.

김홍선 PD는 배우들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이 ‘잘’ 만들어줬다고 했다. 음향 효과와 대사들이 합쳐져 좋은 효과가 났다는 것. 뿐만 아니라 김홍선 감독은 마지막 신에 대해 “그 곳에 저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함축적으로 들어간다. 결말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며 “모태구에게 처절한 응징을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모태구가 그동안의 범죄에 대한 죗값을 받아야한다고 생각했다. 흑백으로 처리한 건 심의 때문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털어놨다.

▲ '보이스' 김홍선 감독이 시즌2에 대해 언급했다. 제공|OCN

‘보이스’는 범죄자를 처절하게 응징했다. 또한 마지막회 방송 말미 제작진은 희생자들에 대한 마음과,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관련, ‘골든 타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김홍선 PD는 “모든 에피소드들이 마음이 아팠다. 그럼에도 특히 가슴이 아팠던 것은 아람이 사건이다. 실제로 비슷한 사건들이 많이 있다. 제가 사회복지에 대해서 주장할 정도는 아니지만, 아동 복지와 입양에 대한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담아 말했다.

극중 남들보다 소리에 민감한 강권주는 이 특별한 능력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을 구해낸다. 김홍선 PD는 강권주의 능력에 대해 “판타지다. 사실 강권주의 귀가 소머즈처럼 옆 건물의 소리까지 듣거나 하는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강권주의 능력은 잘 들린다기보다 잘 듣는다.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오감을 집중해 하나라도 더 들으려고 했던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약자의 목소리에, 아주 작은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하는 강권주 였기에 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를 터.

그런가하면 ‘보이스’를 본 일부 시청자들은 개연성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홍선 PD는 “예리하게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었다. 시청자 반응들을 살펴보기도 했다. 모든 것들을 다 수용할 수는 없지만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도움을 받기도 했다. 리액션이 없으면 힘들지 않나.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아쉬웠다. 때로는 알면서도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다행히 기분 좋았던 건 ‘영화 같다’ ‘몰입도가 좋았다’ ‘메시지에 공감 간다’ 그런 반응들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좋은 반응을 얻어 모두가 보람을 느꼈고 행복했다. 다만 김홍선 PD는 시즌2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트라우마까지는 아니지만 내상을 입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며 “그래서 현장을 즐겁게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사실 저도 쉽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그래서 ‘보이스’ 시즌2를 하겠다는 말을 쉽게 못하겠다. 피하고 싶기도 하다. 장르물이 육체적으로도 힘들다. 제가 자신이 없다. 너무 힘들다. 이야기나 소재는 더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제가 자신이 없다. 분명히 채널 입장에서는 ‘보이스’ 시즌2를 제작하지 않겠나. 다만 시즌이 더해질수록 이야기를 잘 짜야한다”고 말했다. 

‘보이스’를 연출하면서 미국 드라마 ‘트루 디텍티브’를 참고했다는 김홍선 PD. 그는 “형사들이 범죄자와 피해자를 대하는 방식을 봤다. 그런 곳에서 영감을 받으려고 했다”며 평소에도 다양한 영화와 미국드라마, 책 등을 통해 연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다. 장르물을 연이어 하다보니 차기작으로는 멜로에 도전해보고 싶단다. 다만 김홍선 PD는 “아마 로맨틱 코미디는 아닐 것”이라며 “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멜로라고 해도 다 다르지 않나. 아마도 흔한 멜로는 아닐 것 같다”고 귀띔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영화 연출이다. 김홍선 PD는 “메시지가 있는 걸 하고 싶다”며 “‘보이스’가 명작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도 있다.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걸 다했다. 다음 번에 이런 기회가 온다면 더 잘 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 될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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