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통사람'에서 추재진 기자 역을 맡은 배우 김상호. 제공|오퍼스픽쳐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보통사람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시대를 막론하고 올바른 세상을 만든 사람은 보통 사람이고, 당시에는 보통 사람이었지만, 현재는 아주 특별한 사람이 된 바로 그 시절 그들덕분에 현재의 우리가 보통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보통사람속 가장 평범한 사람이자, 정의로운 사람으로 분류되는 인물은 경찰도, 검찰도 아니다. 상식 없는 시대를 안타까워하고 진실을 찾아 헤매는 자유일보 기자 추재진이다. 이 인물은 고문치사사건으로 사망한 고 박종철을 모티브로 해 탄생한 캐릭터다.

추재진은 국가를 위한 일이라는 미명하에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하기에 앞장선 형사 성진(손현주 분)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경찰서를 마음대로 드나들며 기삿거리를 찾고, 술을 좋아하고, 사람 좋은 인상을 가졌다. 그 누구보다 성진을 생각하고 걱정한다. 하지만, 기자로서의 사명감이 투철하고, 진실 앞에서 그 누구보다 강인한 모습을 보인다.

추재진 역을 맡은 배우는 바로 김상호다. 언제나 신뢰 가는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항상 같은 헤어스타일을 고수한다. 다양한 작품에서 서로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김상호라는 이름 석자를 들으면 떠오르는 것은 헤어스타일이다. “내 모습을 거짓으로 꾸미는 것은 싫다고 말하는 그는 모든 작품에서 가발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보통사람에서는 색다른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최근 김상호를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첫번째는 추재진이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가발을 쓴 이유였다. 마지막은 기자라는 직업을 몹시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그 누구보다 평범한 보통 사람인 김상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영화는 어떻게 봤나.

잘 봤다. 편집실에서 처음 봤고, 언론시사회에서 두번째로 봤다. 뒷부분에 힘도 많이 붙었고, 재미있었다.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

▲ 영화 '보통사람' 완성본을 보고 한편으로 가슴이 아팠다는 배우 김상호. 제공|오퍼스픽쳐스

Q. 원래 연기할 때 가발을 쓰지 않는데, ‘보통사람에서는 다른 모습이더라.

감독님이 가발을 쓰자고 제안했다. 날 꾸미고 포장하는 것 같아서 쓰지 않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좀 지나고 다시 물어보더라. 이유를 물으니, ‘지금까지의 김상호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고 했다. 걱정이 됐다. 김상호가 대머리 인 것을 다 아는데, 가발 쓴 내 모습을 보고 관객들이 웃을까봐서다. 김봉한 감독이 단호하게 걱정하지 말아라. 웃으면 내가 책임 지겠다고 했다.

Q. 전혀 웃음이 나지 않았고 잘 어울렸다.

영화를 찍으면서 장면을 편집실에 보냈다. 편집하시는 분이 김상호 씨인 것은 알겠는데, 가발 쓴 것은 눈치 못 채겠다고 하더라. 정말 고마웠다. 잘생겼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하하.

Q. 영화에서 정의로운 역할로 등장했다.

'정의를 찾아가는 기자'라는 타이틀을 홍보 자료로 처음 봤다. 인터뷰를 하면서 정의로운 일’ ‘정의로운 것에 대한 질문을 하더라. 촬영하면서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촬영 당시에는 추재진이 보통사람에 잘 녹아 들어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정의로운 사람이니까가 아니라, 추재진의 직업이 기자고, 기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당연한 일이었다.

Q. 그렇다면 추재진을 연기하면서 절대적으로 지켰으면 했던 것이 있나.

절대 욕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안에서) 아무리 화가 나도 욕은 안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고문 당하는 신에서도 욕을 하지 않았다. 일반인들은 화가 나도 외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하지만 추재진은 기자다. 기자라면 논리적으로 글을 써서 보여줄 수 있다.

Q. 기자 역할을 직접 해보니 어떤 것 같은가.

좋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다. 매력이 있는 만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그 책임감이 있기에 매력적인 것이다. 기자들이 똑바로 서 있지 못했을 때, 사회가 어떻게 될지는 영화나 대중문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취재원을 만나서 몰아 세우기만 하면 숨어 버린다. 살살 달래가면서 원하는 정보를 끌어낸다. 부드러움 속 숨겨진 맹수 같은 느낌이 있다.

Q. 다시 태어나서 기자를 하라고 한다면 하겠는가.

배우 말고 다른 직업을 하라고 한다면 카메라맨을 하고 싶다. 공간을 잘라서 예술을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기자는 못 할 것 같다. 내 마음을 숨기지 못한다. 처음에는 잘 숨기다가, 나중에 드러낸다. 하지만 꼭 기자를 해야 한다고 하면, 정말 열심히 할 것 같다.

▲ 김상호는 스스로를 보통 사회에 속한 사람이 보통 사람이라고 했다. 제공|오퍼스픽쳐스

Q. 스스로가 생각하는 보통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이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계속 듣다 보니 정리가 됐다. 보통의 사회라고 하면, 오늘 당장 먹을 점심 생각만 하는 사람도 있고, 밥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보통의 생각을 하는 사림이 많이 보인 사회가 보통 사회고, 그 사회 안에 모인 사람들이 보통 사람이다.

Q.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떤 것을 느꼈으면 하는가.

무대인사를 할 때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영화를 보고 저녁 드실 때,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가 됐으면 한다는 이야기다. 비슷한 맥락으로 보통사람은 재미난 안주거리가 될 것 같다. 즐겁든, 아니든 간에, 안주거리가 될 영화일 것 같다. 그리고 가슴 속에 어떤 것을 남길지 강요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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