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통사람'에서 평범한 가장 성진 역을 맡은 배우 손현주. 제공|오퍼스픽쳐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보통사람이 말하는 보통 사람은 무엇일까. 평범하지 않았던 시대에 살았던 그들은 보통의 사람이 되긴 어려웠다. 굳은 신념과 자신의 의지가 필요했고, 상황에 굴복하지 않아야 했다. ‘보통사람속 성진(손현주 분)은 보통 사람이었지만, 시대적인 상황에 굴복한 사람이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내와 다리가 아픈 아들과 함께 사는 가장 성진은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 꿈이다. 아들의 다리를 고쳐주고 싶고, 아내를 조금 더 편안하고 좋은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싶다. 그저 평범한 삶을 원했지만, 성진에게는 사치였고 꿈같은 이야기였다.

그때 검은 유혹이 온다. 평범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지닌 보통의 아버지, 보통의 남편 성진에게 그런 삶을 살 수 있다고 유혹하고, 평범보다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희망을 본다. 그런 상황에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성진 역을 맡은 손현주 역시 그런 상황이면 고민이 많을 것 같다고 했다.

손현주를 만났다. ‘보통사람의 주된 배경인 1980년대, 평범한 학생이었고, 시대적인 상황을 많이 느끼긴 어려웠다고 했다. 연기를 좋아하고, 연극이 좋았던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Q. ‘보통사람제작까지 오래 기다린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초고를 받은 후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배경이 되는 시대도 바뀌고, 제목도 달라졌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다른 작품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드라마 시그널에 잠깐 나왔고, 영화 사냥에도 등장했다. 그렇게 보내다 보니, 2년이 금방 가더라.

▲ 영화 '보통사람'에 출연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2년을 기다린 배우 손현주. 제공|오퍼스픽쳐스

Q. 처음에는 1970년대 이야기였다고 들었다.

1970년대 이야기가 조금 더 경직 됐다. 1980년대는 시기적으로 큰 사건이 있다 보니 과거보다는 조금 여유로운 상태였다. 프로야구가 출범하는 등 그래도 여유가 있었다. 물밑에서는 여러가지 분출하고 싶었던 시민들의 욕구가 있었을 것이다. ‘보통사람이 그 시대를 대변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단편적인 모습이다.

Q. 2년이 걸려 개봉하게 됐는데, 이 시기에 개봉하는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때는 이런 시국이 올 지 몰랐다. 당시엔 그냥 투자가 어려웠다. 충분히 이해한다. 당시 나 역시도 이게 되겠냐고 묻기도 했다. 괜찮겠냐는 이야기도 했다. 문화는 문화일 뿐이다. 왜 우리가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문화는 문화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있다. 관객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Q. 1980년대가 배경이고 영화에서 소소한 디테일이 느껴졌다.

같이 회의하면서 추가된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바나나는 1970년대에도 귀했고, 1980년에도 귀했다. 쉽게 접하기 힘든 과일이었다. 담배를 봐도 디테일이 보인다. 영화 속에서 아들에게 선물하는 특정 브랜드의 운동화도 그 당시 귀한 것이다.

Q. 귀가 들리지 않는 아내와 다리가 아픈 아들을 둔 가장이다. 보통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니다. 정말 보통 사람이다.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다. 그 감정을 많이 생각했다. 아내와 아들은 운명으로 생각하고 산다.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 부분이 한스럽고 가슴이 아팠다. 그렇기에 성진이 선을 넘었다. 잘못된 선택이지만 돌아올 수는 없다. 아무리 정의로운 사람이라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스스로 정당화 시켰을 것이다.

Q. 이번 작품을 하면서 보통 사람에 대해 생각이 많진 않았나.

질문이 나오더라. 보통 사람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되묻게 됐다. 손현주가 알고 있는 보통 사람은 무엇일까. 정답을 빨리 찾을 수가 없었다. 그 질문을 계속하다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보통의 사람들이다.

▲ 보통 사람이 무엇인가에 수없이 질문을 던졌다는 배우 손현주. 제공|오퍼스픽쳐스

Q. ‘보통사람초반 소시민의 캐릭터가 정말 좋았다. 편안한 연기를 많이 했는데 언제부턴가 스릴러 전문 배우가 된 느낌이다.

정말 편안한 캐릭터도 많이 했다. 언제부턴가 무거운 이미지로 굳어졌다. 드라마 추적자부터 인 것 같다. 영화를 하고, 다시 드라마도 하고, 그런 식으로 왔다 갔다 한다. 장르의 구분이 없다.

Q. 최근에 행복했던 기억이 있나.

딸이 대학교 1학년이 됐다. 원하는 과에 진학했다. 나와는 다른 길이지만 스스로 원하는 과에 갔다. 본인이 좋아하는 모습이라 행복하다. 앞으로의 삶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긴 하다.

한편, 손현주가 출연한 영화 보통사람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현재 극장 상영중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